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홍명보(57) 전 감독을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5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4일 홍 전 감독을 비공개 소환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전반을 조사했다.
홍 전 감독에 대한 경찰 소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일정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으면서 홍 전 감독이 경찰에 출석하거나 귀가하는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경찰은 홍 전 감독에게 업무방해와 공동정범 혐의 등을 적용해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 전력강화위원회 절차와 내부 규정이 제대로 지켜졌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다.
이번 수사는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의 고발에서 시작됐다.
서민위는 지난달 2일 홍 전 감독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강요와 협박,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들이 대표팀 감독 선임에 부당하게 관여했고, 홍 전 감독에게 지급된 보수에도 배임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홍 전 감독은 국회 청문회에서 감독 선임 과정에 특혜나 불공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누군가에게 감독직을 부탁한 적이 없다.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전력강화위원회의 결정과 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뿐 자신이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경찰 수사는 2024년 7월 홍 전 감독 선임 직후부터 시작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관련 고발장을 접수해 약 2년간 수사를 이어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한국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수사 진행 상황에 다시 관심이 쏠렸고, 사건은 지난달 1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관됐다.
경찰은 홍 전 감독을 부르기에 앞서 선임 과정에 관여했거나 문제를 제기했던 관계자들을 차례로 조사했다.
지난달 9일에는 감독 선임 절차의 불공정성을 비판했던 박주호 해설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14일에는 홍 전 감독 선임 당시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한 A씨와 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낸 B씨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전력강화위원회의 심의 결과가 실제 감독 선임 과정에 반영됐는지, 축구협회 내부 절차와 규정이 제대로 준수됐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감독은 청문회에서 결백을 주장한 지 닷새 만에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참고인 조사를 마친 경찰이 핵심 당사자인 홍 전 감독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하면서 감독 선임 의혹 수사도 본격적인 판단 단계에 들어갔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