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10억 달러 줘도 야구한다" 前 두산 투수 미친 열정, 한국 떠나 독립리그까지 추락했는데…이래서 ML 복귀했구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8.08 01: 12

[OSEN=이상학 객원기자] 한국을 떠나 독립리그, 멕시코리그를 전전할 때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흉곽충돌증후군 수술로 선수 생명이 끊길 위기까지 극복한 투수 로버트 스탁(36·뉴욕 메츠)의 도전 정신이 미국에서도 화제다. 
미국 ‘노스저지닷컴’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스탁은 메츠 소속으로 치른 첫 등판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받자 눈물을 글썽였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전 세계를 누비는 동안 아내 라사가 그의 곁을 지켜줬다. 이번 메이저리그 복귀에는 4살 딸과 1살 아들도 함께하고 있다. 그 점이 스탁의 감정을 북받치게 했다’고 전했다. 
스탁은 지난 3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깜짝 호투했다. 5년 만의 메이저리그 선발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족 이야기에 울컥했다. 스탁은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라고 할 수 있고, 오랫동안 노력해서 이룬 것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그날 감격을 돌아봤다. 

[사진] 뉴욕 메츠 로버트 스탁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18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데뷔한 뒤 스탁은 제구 난조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2022년 한국으로 넘어갔다.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29경기(165이닝) 9승10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며 재계약에도 실패했고, 한국을 떠난 뒤에도 커리어가 잘 풀리지 않았다. 
2023년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했으나 트리플A에서 부진 끝에 방출됐고, 이후 미국 애틀랜틱 독립리그로 넘어갔다. 2024년에는 멕시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30대 중반이 된 나이에도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고, 멕시코에서 팔 각도를 낮춰서 사이드암으로 변신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았다. 데이터 분석에 인공 지능을 활용한 ‘스톡야드 베이스볼’이라는 투구 분석 플랫폼을 개발할 정도로 깊이 연구하는 스타일인 스탁은 투구폼을 완전히 바꿨을 뿐만 아니라 커터, 싱커, 스위퍼 등 여러 구종을 장착하며 한국 시절과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두산 시절 로버트 스탁. 2022.10.06 / dreamer@osen.co.kr
지난해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하며 트리플A로 돌아왔다. 지난해 3월 ‘베이스볼아메리카’와 인터뷰에서 스탁은 “야구를 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이다. 아무도 내게 기회를 주지 않을 때까지 던질 것이다”며 “만약 누군가 내게 10억 달러를 주면서 무엇을 할 것인지 묻는다면 내일 몇 시까지 야구장에 나갈 수 있는지부터 알아볼 것이다. 최고의 빅리거들이 하는 것 중 내가 할 수 없는 건 없다. 그들은 방법은 찾아냈고, 난 아직 찾아내지 못했을 뿐이다. 야구는 퍼즐과 같고, 그 퍼즐을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고 도전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보스턴 산하 트리플A 우스터에서 선발로 던지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빅리그에도 콜업돼 2경기 등판한 스탁은 올해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시범경기 호투로 기세를 이어갔다. 스탁은 “작년 한 해 동안 투구판 위치, 투구 각도, 볼 배합 등을 바꾸며 다양하게 시도했다. 어깨를 다치기 직전 마지막 등판에서 비로소 모든 것이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자신감으로 가득한 봄이었지만 이스라엘 대표팀 소속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깨 통증을 느꼈다. 검진 결과 흉곽출구증후군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공을 던질 때마다 상완골이 동맥을 압박하고 있었고, 동맥의 95%가 막힌 상태로 팔을 들어올릴 수 없는 상태였다. 
야구 인생이 끝날 위기였지만 스탁은 이번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메츠 구단에서 문제를 파악하는 데 필요한 의사들을 만나게 해준 것이 정말 감사하고 기뻤다. 복귀하지 못할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았다. 다만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게 힘들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사진] 보스턴 시절 로버트 스탁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술 후 예상보다 빠른 재활 속도를 보이며 6월부터 실전 등판에 나선 스탁은 마이너리그에서 8경기를 던진 뒤 콜업됐다. 가을야구에서 멀어진 메츠가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주요 선발투수들을 내보내며 스탁에게 콜업 통보가 왔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고 시속 98마일(157.7km), 평균 96.3마일(155.0km) 포심 패스트볼(19개)을 비롯해 커터(23개), 싱커(12개), 스위퍼, 체인지업(이상 8개)을 고르게 던지며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포심, 커터, 싱커 등 3가지 패스트볼을 투구판 위치에 따라 다르게 던지며 효과를 극대화했다고 밝힌 스탁은 “공을 원하는 곳에 던지는 것 외에 다른 연습을 하지 않고 있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투수들조차 선수 생활 막판에는 특정 구종이나 동작에서 감각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도 그걸 매일같이 해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끝없는 두더지 잡기 게임과 같다”고 설명했다. 
9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도 선발 등판 예정인 스탁은 “마이너리그 분석 데이터를 보면 (마이애미전 호투가) 별로 놀라운 결과는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직접 해내는 건 완전히 다른 문제다. 내년에도 자리를 얻으려면 시즌이 끝날 때까지 이런 투구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뉴욕 메츠 로버트 스탁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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