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결국 결단을 내렸다. 기대를 모았던 아시아쿼터 투수 미야지 유라와 결별하고, 일본인 우완 미야모리 사토시를 새 식구로 맞아들였다. 아직 KBO리그에서 공 하나 던지지 않은 미야모리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더 이상 나쁠 건 없다'는 판단이 깔린 승부수다.
삼성은 지난 7일 미야모리와 이적료를 포함해 총액 7만3000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아시아쿼터 투수 미야지 유라는 웨이버 공시 절차를 밟으며 팀을 떠나게 됐다.
1998년생인 미야모리는 키 193cm, 몸무게 93kg의 체격을 갖춘 우완 오버핸드 투수다. 최근까지 일본프로야구(NPB) 2군 참가팀인 오이식스 니가타 알비렉스에서 뛰었다.


2022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그는 2군에서 17세이브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알렸고, 1군 데뷔 후에는 2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라쿠텐에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1군 통산 69경기에 등판해 2승 3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10, WHIP 1.55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오이식스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7경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4.36, WHIP 1.44를 남겼다.
메디컬 테스트를 마친 미야모리는 "치열하게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 어떤 역할을 맡든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삼성이 아시아쿼터를 교체한 이유는 분명하다. 미야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입단 당시 미야지는 최고 시속 158㎞의 강속구와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를 앞세운 파이어볼러로 주목받았다. NPB 1군 경력은 없었지만 사회인야구 미키하우스와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를 거쳐 NPB 2군까지 성장한 스토리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NPB 2군에서는 25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고, 9이닝당 탈삼진 11.2개를 잡아내며 삼진 능력이 강점으로 평가받았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미야지는 올 시즌 36경기에 등판해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5.87에 그쳤다. 30⅔이닝 동안 볼넷만 23개를 허용할 만큼 제구 난조가 발목을 잡았다. 1이닝 이상을 던지며 사사구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낸 경기는 8차례뿐이었다.
무엇보다 잠재력을 실전에서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도 미야지에게 적지 않은 시간을 줬다. 부담이 적은 상황에 등판시키며 자신감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에는 모리야마 료지 퓨처스팀 감독이 1대1 집중 지도를 맡는 등 반등을 위해 힘을 쏟았다.

후반기 들어 3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기대감을 키우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삼성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야지는 착하고 성실한 선수였다. 팀에 녹아들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고,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의 신뢰도 두터웠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결국 실력으로 증명해야 하는 무대다. 착하고 성실함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
새롭게 합류한 미야모리 역시 최근 일본 무대에서 다소 하락세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미야지와 달리 NPB 1군에서 69경기를 뛰며 실적을 남겼다는 건 분명한 강점이다.
삼성은 선두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아직 미야모리가 KBO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1군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하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미야지의 상황을 고려하면, 삼성으로서는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