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5)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첫 경기는 27분에 불과했다. 숫자를 뜯어보면 짧은 출전 시간에도 공격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특히 직접 슈팅뿐 아니라 동료의 슈팅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반복해서 관여했다.
아틀레티코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전반 43분 호르헤 도밍게스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12분과 14분 오마르 마르무시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후반 45분에는 라얀 아이트 누리에게 세 번째 골까지 내줬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9분 대대적인 교체를 단행했다. 이강인을 비롯해 파블로 바리오스, 토마 르마, 조니 카르도주, 헤라르도 오르티스 등이 한꺼번에 투입됐다. 이강인은 등번호 7번을 달고 최전방에 배치됐다.
'비프로 매치 데이터 리포트(Bepro Match Data Report)'에 따르면 이강인의 데뷔전 성적은 27분 출전, 평점 6.1이다.
평점만 놓고 보면 특별할 것이 없어 보인다. 공격 지표를 자세히 바라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강인의 기대득점(xG)은 0.20이었다. 아틀레티코 선수 가운데 후반 함께 투입된 오르티스(0.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선제골을 넣은 도밍게스의 xG가 0.17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짧은 시간 동안 이강인이 직접 득점을 노릴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실제로 이강인은 27분 동안 두 차례 슈팅을 기록했다. 첫 번째 슈팅은 투입 직후였다. 후반 19분 이강인이 직접 프리킥 키커로 나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후반 31분에는 다시 왼발로 골문을 노렸다. 아틀레티코가 기록한 13개의 슈팅 가운데 이강인이 2개를 책임졌다.
![[사진] 슈팅 찬스 기여 횟수 / Bepro Match Data Report](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10/202608101416778987_6a7962d6e0261.png)
단순히 슈팅 두 번에 그치지 않았다. 제공된 데이터에서 이강인의 '슈팅 찬스 기여'는 6회였다. 아틀레티코 선수 가운데 하비 마르티네스와 함께 가장 높은 수치다. 27분만 뛰고도 90분을 소화한 마르티네스와 같은 숫자를 기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이강인이 공을 오래 가지고 경기를 지배했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후반 이강인의 볼 터치는 27회였다. 공격 지역 터치는 8회, 페널티 박스 안 터치는 1회였다. 함께 최전방에 들어간 오르티스는 볼 터치 23회 가운데 공격 지역에서 19회, 페널티 박스 안에서 8회를 기록했다.
두 선수의 역할 차이가 숫자에서도 드러났다. 오르티스가 상대 페널티 박스 안으로 깊게 들어가 마무리를 담당했다면 이강인은 그보다 아래로 움직이며 공격에 관여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후반 22분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강인이 직접 공을 빼앗은 뒤 전진 패스로 바리오스에게 연결했다. 바리오스가 다시 오르티스에게 키패스를 전달했고 오르티스의 슈팅까지 이어졌다. 이강인이 슈팅을 기록하지 않았지만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한 장면이다.
후반 29분에도 비슷했다. 바리오스의 전진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공을 다시 바리오스에게 연결했다. 이후 공격은 오른쪽으로 전개됐고 보냐르의 크로스와 오르티스의 슈팅으로 끝났다.
볼을 오래 끌기보다 공을 받은 뒤 다음 공격으로 연결하는 역할이었다.
패스 기록도 이를 보여준다. 이강인은 11차례 패스를 시도해 10차례 성공했다. 성공률 90.9%다.
![[사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패스맵 / Bepro Match Data Report](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10/202608101416778987_6a7962d7afa5f.png)
![[사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패스맵(후반 75분~경기 종료) / Bepro Match Data Report](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10/202608101416778987_6a7962d8d0645.png)
후반 31분 나온 두 번째 슈팅 과정도 의미가 있었다. 카르도주에서 르마, 오르티스, 다시 르마로 이어진 공격에서 솔라가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이강인이 이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 장면은 앞으로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을 공격적으로 활용할 때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강인은 반드시 공을 발밑으로 받아야만 위협적인 선수가 아니었다. 후방으로 내려와 공격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다가도 마지막 순간에는 박스 근처까지 올라가 직접 슈팅을 시도했다. 이번 경기에서 기록한 xG 0.20 역시 이런 움직임의 결과였다.
피지컬 데이터에서는 아직 적응해야 할 부분도 나타났다. 이강인은 27분 동안 총 3136m를 뛰었다. 평균 속도는 시속 5.66km, 최고 속도는 시속 28.46km였다. VHIR(고강도·초고강도 러닝)은 7회, 해당 구간에서 이동한 거리는 181m였다. 스프린트는 1회, 34m였다.

같은 시간대에 투입된 바리오스는 3733m, 카르도주는 4067m, 르마는 3746m를 뛰었다. 이강인의 고강도 러닝 거리 비율도 6.9%로 바리오스(12.5%), 카르도주(16.8%), 르마(16.1%)보다 낮았다.
첫 경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시메오네 축구에 완전히 녹아들기 위해 앞으로 끌어올려야 할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다.
시메오네 감독은 경기 후에도 이강인이 새로운 팀의 리듬, 특히 신체적인 부분에 적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아틀레티코에서 공격수는 공을 잡았을 때의 기술만으로 역할이 끝나지 않는다. 수비 전환과 압박, 공간을 향한 반복적인 움직임까지 요구된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갈수록 이 부분의 비중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공을 잡았을 때 보여준 첫 번째 신호는 긍정적이었다. 27분 동안 볼 터치는 27번에 불과했지만 슈팅 두 차례를 시도했고 xG 0.20을 기록했다. 패스 성공률은 90.9%였고 슈팅 찬스 기여는 6회로 아틀레티코 공동 최다였다.
짧은 시간에 단순히 공을 많이 만진 것이 아니라 공격이 슈팅으로 끝나는 장면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앞으로 관건은 이 장점을 시메오네 감독이 요구하는 활동량과 얼마나 결합하느냐다.
이강인이 후방으로 내려가 공을 연결하고, 상대 압박 사이에서 전진 패스를 넣은 뒤 다시 공격 지역으로 올라가 마무리에 가담할 수 있다면 활용 범위는 넓어진다.

첫 경기에서는 그 가능성의 일부가 숫자로 나타났다. 27분, 27번의 볼 터치, 2개의 슈팅, xG 0.20, 슈팅 찬스 기여 6회.
아틀레티코의 새로운 7번 이강인은 데뷔전부터 자신이 공을 잡았을 때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는 보여줬다. 이제 남은 것은 그 재능을 시메오네의 강도 높은 축구 안에서 30분, 60분, 90분으로 늘려가는 일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