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영 선배를 떠올렸다".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22)가 생애 첫 세이브를 따냈다.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1탈삼진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3-1 승리를 지켰다. 데뷔 5년만에 첫 세이브였다.
선발 아담 올러가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3-1 리드 상황에서 등판을 마쳤다. KIA 불펜이 7회부터 바빠졌다. 전상현이 7회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이닝을 삭제했다. 바통을 받은 조상우는 8회 볼넷 1개를 허용했지만 역시 피안타 없이 영의 행진을 이어주었다.

KIA 타선이 추가점을 뽑지 못한 가운데 9회초를 맞이했다. 삼성은 구자욱 최형우 디아즈로 이어지는 좌좌좌 클린업트리오가 대기하고 있었다. 불펜에서 몸을 풀었던 이의리가 등장했다. 강력한 좌타자 3명을 상대로 150km가 넘는 강력한 좌완 투수를 내보낸 것이다. 이범호 감독은 세 타자가 걸리면 이의리를 내려고 준비했다.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구자욱을 상대로 초구를 153km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이후 술술 풀렸다. 빗맞은 바가지성 타구를 허용했으나 중견수 김호령이 잽싸게 뛰어나와 걷어내 귀중한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았다. 이어 최형우도 큰 타구를 날렸으나 중견수 김호령이 대기하고 있었다.

마지막타자 디아즈는 4구만에 139km짜리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앞선 디아즈에게 던진 3구(볼)가 최고구속 156km를 찍었다. 강속구를 보여주고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한 포수 김태군의 리드솜씨가 빛났다. 단 8구만에 1이닝을 완벽하게 삭제하고 데뷔 첫 세이브를 따냈다. 이날 호투와 함께 이의리의 쓰임새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다 중요한 상황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후 이의리는 ""오랜만에 치른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 폭염으로 쉬었던 지난 한 주 동안 몸을 잘 만들었고, 열심히 훈련했다. 그 결과가 오늘 마운드에서 나온 것 같아 더욱 의미있는 경기였다. 어려운 타자들을 상대했지만 (김)태군 선배의 리드를 따라 압박감을 이겨내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8회초 불펜에서 9회 마무리 상황에 올라갈 수 있으니 몸을 풀라는 얘기를 들었다. 생각도 많아졌고 긴장도 많이 됐지만, 처음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당연한 긴장이라 생각했다. 마운드에 올라 초구를 던진 순간 모든 긴장이 풀렸다. 제구가 잘 되고, 구속이 잘 나와 원하는 곳에 공을 넣으니 오히려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특히 마무리로 활약했던 선배 정해영의 최연소 150세이브 업적을 소환했다. "데뷔 첫 세이브라는 건 신경쓰지 않았다. 마운드에서 첫 타자를 상대했을 땐 정해영 선배를 떠올렸다. 이렇게 큰 압박감을 이겨내 150개 이상의 세이브를 올렸다는 것에 더욱 큰 존경심을 갖게 됐다"며 경의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어떠한 상황에 올라도 제 역할을 해내는 투수가 되는 것이 남은 시즌 목표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