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 부호 제프 베조스(62)가 리버풀의 새 공동 소유주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베조스가 포함된 컨소시엄은 현재 리버풀 지분 30% 인수를 두고 구단과 심도 있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영국 'BBC'는 12일(한국시간) "제프 베조스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리버풀 지분 30%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리버풀의 기업가치는 45억 파운드(약 8조 6229억 원)로 평가된다"라고 보도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베조스의 개인 자산은 약 2570억 달러(약 364조 원)에 달한다. 리버풀이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대 매출 7억 300만 파운드와 비교하면 약 270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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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팬들의 반응은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과거 톰 힉스와 조지 질레트 체제에서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베조스 컨소시엄이 구단 운영에 어느 정도 관여할지, 장기적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가장 큰 수혜자는 현 구단주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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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G는 지난 2010년 리버풀을 3억 파운드에 인수했다. 당시 빌리 호건 리버풀 최고경영자(CEO)는 구단이 "말 그대로 파산 직전이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FSG는 인수 이후 그룹 내부 대출 약 2억 1800만 파운드(약 4178억 원)도 투입했다. 인수 비용을 포함한 전체 투자 규모는 약 5억 1800만 파운드(약 9927억 원)다.
16년이 흐른 현재 리버풀 지분 30%가 매각될 경우 FSG는 약 13억 5000만 파운드(약 2조 5868억 원)를 손에 넣게 된다. 구단 전체 가치는 45억 파운드(약 8조 6225억 원)로 평가된다. FSG가 리버풀을 인수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약 13배 뛰었다.
축구 재정 전문가 키어런 맥과이어는 BBC를 통해 "FSG에는 훌륭한 거래"라며 "10억 파운드가 넘는 금액을 확보하면서도 구단에 대한 지배권은 유지할 수 있다.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가져가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리버풀의 가치 상승은 경기장 밖 투자와 성과가 함께 쌓인 결과다.
FSG 체제에서 리버풀은 새로운 훈련장을 건설하고 안필드를 확장했다. 2019-2020시즌에는 30년 만에 잉글랜드 1부리그 정상에 올랐고 2024-2025시즌 또 한 번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8-2019시즌에는 구단 통산 6번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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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G가 외부 자본을 받아들이는 것도 처음은 아니다. 글로벌 스포츠 투자회사 다이너스티 에쿼티는 2023년 리버풀 지분 3%를 인수했다.
맥과이어는 "맨체스터 시티를 운영하는 시티 풋볼 그룹처럼 소수 지분을 외부 투자자에게 넘겨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고 추가 수익까지 얻는 방식과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베조스가 들어온다고 해서 리버풀의 선수 영입 자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프리미어리그의 선수단 비용 비율 규정에 따라 이적시장 지출 규모는 구단주의 개인 자산보다 구단이 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과 직접 연결된다.
맥과이어는 "이번 거래가 단순히 FSG가 보유한 지분을 새 컨소시엄에 매각하는 구조라면 구단 재정 자체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베조스는 스포츠 산업 투자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5년 전 아마존 CEO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회사의 주요 주주로 남아 있다.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 투자회사 내시 홀딩스, 워싱턴 포스트도 소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업 프로메테우스를 설립했고, 지난달 영국의 AI 스타트업에 3억 3000만 파운드(약 6322억 원)를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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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베조스가 불과 지난주 보유 중인 아마존 주식 1500만 주를 매각하기 위한 신고를 했다고 전했다. 해당 주식의 시장가치는 약 31억 파운드로 리버풀 지분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의 제안액보다 두 배가량 많다.
베조스는 과거 미국프로풋볼(NFL) 구단 인수 후보로도 여러 차례 거론됐다. 최근 73억 파운드에 매각된 시애틀 시호크스, 2023년 46억 파운드에 새 주인을 찾은 워싱턴 커맨더스 등이 대표적이다.
리버풀 지분 인수가 성사된다면 베조스는 개인 자산의 극히 일부만 사용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스포츠 브랜드 가운데 하나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미국 내 리버풀의 영향력도 적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GWI에 따르면 리버풀은 미국에 약 2600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가장 빠르게 팬층이 증가하는 축구 구단으로 조사됐다.
이번 거래는 프리미어리그를 향한 미국 자본의 유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BBC에 따르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가운데 11개 구단이 미국 자본의 지배를 받고 있다. 리버풀 역시 FSG가 소유하고 있다.
컨소시엄에는 베조스만 있는 것도 아니다. 자산 약 320억 달러로 평가받는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 에두아르도 세이버린도 참여하고 있다. 18년 동안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이사와 공동 소유주로 활동했던 아미트 바티아도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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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아는 지난 7월 21일 QPR 지분을 정리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 규정상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구단에 상당한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의 움직임은 리버풀 투자 가능성과 연결되고 있다.
호건 CEO는 FSG가 리버풀 전체를 매각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맥과이어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베조스 등이 리버풀과 같은 거대한 브랜드의 공동 소유주가 되면서 얻게 되는 명성과 관심에 만족한다면 적절한 가격이 형성될 경우 향후 완전 인수까지 가능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팬들의 시선은 신중하다. 리버풀 서포터 단체 '스피릿 오브 샹클리(SOS)'는 베조스 컨소시엄이 지분 30%의 대가로 어떤 권한을 얻는지 명확히 공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SOS 측은 BBC를 통해 "컨소시엄이 구단 지배 구조에 어느 정도 개입하게 되는지, 이사회 의석을 확보하게 되는지 알고 싶다"며 "투자자들에 대해 어떤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컨소시엄이 정말 구단의 최선의 이익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트로피 구매'인지도 확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베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의 노동 환경을 둘러싼 논란 역시 일부 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 노동조합회의(TUC)는 2020년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 노동자들이 긴 근무시간과 높은 생산성 목표, 불합리한 근무 형태 등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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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는 버밍엄 아마존 사업장 노동자 200명 이상이 임금과 노조 권리를 둘러싼 분쟁 과정에서 이틀간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아마존 측은 경쟁력 있는 임금을 제공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보수 수준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베조스가 소유한 워싱턴 포스트도 올해 2월 전체 인력의 3분의 1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스포츠와 국제 뉴스 부문도 대폭 축소됐다.
리버풀 시즌권 보유자이자 '레이트 챌린지 LFC' 팟캐스트 진행자 가레스 로버츠는 "아마존이 노조와 노동자들을 대했던 방식은 받아들이기 편한 모습이 아니다"라며 "베조스가 단순히 리버풀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최대한 많은 돈을 벌려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리버풀 팬들이 새로운 투자자를 유독 꼼꼼하게 바라보는 이유 역시 과거에 있다.
로버츠는 "사람들은 왜 리버풀 팬들이 이런 문제를 이렇게까지 따지는지 궁금해한다. 힉스와 질레트 시절을 떠올리면 이유를 알 수 있다"라며 "당시 리버풀은 재정적으로 지속 불가능한 상황까지 몰렸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구단이 제대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구단과 팬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운영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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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 컨소시엄의 투자가 성사될 경우 리버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산가를 공동 소유주로 맞이하게 된다. 당장 이적시장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 FSG는 막대한 투자금을 회수하면서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다.
리버풀 팬들이 바라보는 핵심도 결국 돈의 규모보다 그 돈이 어떤 방식으로 구단에 들어오고, 새로운 투자자들이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지에 맞춰져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