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5)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효과가 경기장 밖에서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 투어에서 등번호 7번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린 데 이어 한국 기업과 수백억 원 규모의 스폰서십 계약까지 추진되면서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을 통해 새로운 상업적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페인 '보스포풀리'는 12일(한국시간) "아틀레티코가 새로운 메인 스폰서십 계약 두 건을 마무리하고 있다. 하나는 한국 기업, 다른 하나는 유럽 기업과 체결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두 계약은 각각 약 2000만 유로(약 327억 원)의 수익을 아틀레티코에 안겨줄 전망이다. 계약이 모두 성사될 경우 총액은 약 4000만 유로(약 654억 원)에 달한다.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이적료로 알려진 금액과 비슷한 규모다. 아틀레티코는 지난달 25일 PSG를 떠난 이강인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31년까지이며 이적료는 보너스 조항을 포함해 약 4000만 유로로 전해졌다.
이강인은 아틀레티코에서 앙투안 그리즈만이 달았던 등번호 7번을 받았다. 보스포풀리는 아틀레티코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과정에서 이강인의 존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아시아, 특히 한국 시장에 대한 아틀레티코의 집중은 올여름 PSG에서 이강인을 영입한 뒤 더욱 강화됐다"며 "한국 국가대표인 이강인의 합류는 전략적 시장인 한국에서 구단의 매력을 높이고 새로운 상업적 기회를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강인의 상업적 가치는 이미 한국 투어에서 확인됐다. 아틀레티코는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치렀다. 이강인은 이날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비공식 데뷔전을 소화했고 경기 종료 후에는 팬들 앞에서 입단식도 진행했다.
경기장을 채운 풍경부터 달라졌다. 아틀레티코 전문 매체 '에스토에스아틀레티'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주변을 가득 채운 이강인 유니폼을 조명하면서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 보는 장관"이라고 표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틀레티코는 한국 투어를 위해 약 1만 장의 유니폼을 준비했다. 거의 모든 물량이 경기 시작 전 판매됐고 구단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이강인 영입 공식 발표 전 그의 유니폼이 품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아스' 역시 아틀레티코가 서울에 가져온 이강인의 등번호 7번 유니폼 1만 장이 모두 판매됐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은 더 공격적이다. 아틀레티코 내부에서는 이강인의 유니폼 판매량이 그리즈만이 팀을 떠났던 시즌 판매량의 약 5배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이강인이 아틀레티코에서 공식 시즌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다. 에스토에스아틀레티는 "이강인은 불과 몇 주 만에 아시아 전역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위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라고 평가했다.

이강인의 가치가 단순한 유니폼 판매에서 끝나는 분위기도 아니다. 보스포풀리가 전한 한국 기업과의 스폰서십 계약이 약 2000만 유로 규모로 성사될 경우 단일 계약만으로 이강인 이적료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을 확보하게 된다.
두 건의 스폰서십 계약을 단순 합산하면 약 4000만 유로다. 이강인의 영입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금액과 맞먹는다.
아틀레티코의 한국 투어 역시 상업적인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보스포풀리는 "한국 투어와 체류는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특히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아틀레티코는 한국에서 구단 브랜드를 향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고 유니폼 매진을 비롯해 큰 성공을 거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틀레티코는 한국을 향후 몇 년 동안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지닌 국제 시장 가운데 하나로 바라보고 있다. 이 흐름을 활용해 팬층을 확대하는 동시에 스폰서십과 상업 계약을 통한 수익도 늘리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스페인 경제 매체 '엘 콘피덴시알 25'도 이강인을 아틀레티코가 한국 시장에 진입하고 입지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선수로 평가했다.
매체는 하심 알마데니 포 네이션스 풋볼 컨설팅 공동창업자의 분석을 소개하면서 이강인의 영입이 단순한 선수 계약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짚었다.
알마데니는 이강인을 "아틀레티코가 한국에 진입하고 자리 잡는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이강인 영입을 단순한 마케팅 목적의 계약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강인 영입이 "다각적인 측면에서 잠재력과 목표를 갖고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아틀레티코가 다양한 전략적 시너지를 활용하는 '360도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카데미와 축구 캠퍼스 설립부터 한국과 스페인을 잇는 경제·비즈니스 관계, 관광 홍보까지 사업 영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을 영입하면서 기대했던 효과가 경기력과 마케팅 양쪽에서 동시에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다.
이강인은 PSG에서도 높은 상업적 가치를 보여준 바 있다. 스페인 현지에서는 이강인의 유니폼 판매량이 당시 킬리안 음바페를 넘어섰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아틀레티코는 이전부터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마테우 알레마니 단장의 적극적인 움직임 끝에 이번 여름 영입을 마무리했다.
발렌시아 유소년 시스템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마요르카를 거쳐 2200만 유로(약 360억 원)의 이적료로 PSG에 합류했다. PSG에서는 두 시즌 동안 경쟁을 이어간 뒤 이번 여름 아틀레티코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마르카'는 이강인이 PSG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 아래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됐지만 아틀레티코에서는 그 정도 역할에 머물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강인의 시선은 이제 경기장 안으로 향한다. 마르카에 따르면 이강인은 한국 투어를 마친 뒤 현지시간 11일 훌리안 알바레스 등 월드컵 결승에 출전했던 선수들과 함께 체력 훈련을 진행했다.
약 한 시간 동안 훈련을 소화한 이강인은 아틀레티코 훈련장 세로 델 에스피노도 둘러봤다. 12일부터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지휘 아래 다시 팀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 투어에서 유니폼 1만 장 흥행을 만들어낸 데 이어 한국 기업과 대형 스폰서십 계약 가능성까지 등장했다. 아틀레티코가 이강인에게 기대했던 '한국 효과'는 공식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