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접대 파문'에 박지성도 무거운 한마디..."무너진 신뢰 어떻게 회복할지 고민해야"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8.12 21: 08

대한축구협회의 과거 외국인 심판 접대 의혹으로 한국 축구가 또 한 번 신뢰의 위기에 놓였다.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혁신위가 직접 다룰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충격적인 상황"이라고 표현하며 축구계 전체가 신뢰 회복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혁신위는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인단을 기존 200여 명에서 약 2만 명으로 대폭 늘리는 개혁안을 추진한다. 축구협회도 이를 받아들여 정관 개정 등 후속 절차를 밟은 뒤 올해 안에 새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K-축구 혁신위원회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제6차 회의를 진행했다.

6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박지성 FIFA 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축구·체육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혁신위원회는 한국 축구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거버넌스 개선, 유소년 육성, 첨단 기술 도입 등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박지성 공동위원장이 참석하고 있다. 2026.07.06 /sunday@osen.co.kr

회의 종료 후 브리핑에 나선 박 위원장에게 최근 불거진 축구협회의 과거 외국인 심판 접대 의혹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박 위원장은 "혁신위에서 다룰 수 있는 안건은 전혀 아니다.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며 구체적인 평가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상황의 심각성 자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안 좋은 상황을 맞이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충격적인 상황을 맞이한 만큼 결국 앞으로 어떻게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축구계 전체가 깊이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축구협회가 약 15년 전 국내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경기 등에 참가한 일부 외국인 심판과 감독관을 상대로 부적절한 접대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선미 의원실이 공개한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자료 등에 따르면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 사이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 2012 런던 올림픽 예선 등의 과정에서 협회 관계자들이 서울과 울산, 창원 등의 업소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정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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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산 서류에는 식사와 음주, 마사지 등의 명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2월 월드컵 예선 당시에는 '심판 마사지'라는 내용이 담긴 내부 결재 문서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문서가 담당 직원과 과장, 국장을 거쳐 당시 부회장에게까지 보고됐다는 정황도 알려지면서 개인 차원의 행위가 아닌 협회 내부의 조직적인 접대였던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외국인 심판이 관련된 사안인 만큼 파장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일본축구협회는 당시 경기에 참가했던 자국 심판들을 상대로 자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해외 매체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 등을 근거로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다. 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으로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을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청문회와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 다수의 내부 구성원조차 알지 못했던 과거 일에 대한 보도까지 이어졌다"며 "협회와 관련한 여러 사안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현재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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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현재 협회에서는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나 법인카드 사용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 축구를 대표해온 선수들의 값진 성과와 노력이 이번 일로 오해받거나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혁신위가 추진하는 차기 회장 선거 개혁 역시 결국 무너진 신뢰를 되찾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혁신위는 지난 4일 비대면 영상회의를 통해 축구협회장 선거인단을 약 2만 명 규모로 확대하는 권고안을 마련했다.
기존 선거인단은 약 200명 수준이었다. 혁신위 안에는 전문 선수와 동호인, 지도자 각각 4000~6000여 명을 비롯해 등록 심판 약 3000명, 기타 인원 약 1000명 등이 포함됐다.
권고안대로 진행될 경우 기존과 비교해 선거인단 규모가 약 100배 늘어난다.
소수 인원이 회장 선출에 참여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선수와 지도자, 심판, 동호인 등 축구 현장을 구성하는 다양한 주체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축구협회도 혁신위 권고안을 수용했다. 박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는 선거인단 확대 권고안을 수용해 조속히 정관 개정 등 후속 절차를 밟고 연내 투명하고 민주적인 선거를 실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목표는 올해 안에 선거를 마치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절차상 준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아무리 늦어도 올해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게 위원들의 생각"이라며 "협회도 조속히 선거를 치르고 싶어 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인단 규모가 크게 늘어나는 만큼 투표 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6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K-축구 혁신위원회 출범식이 열렸다.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박지성 FIFA 위원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축구·체육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혁신위원회는 한국 축구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거버넌스 개선, 유소년 육성, 첨단 기술 도입 등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박지성 공동위원장, 이영표 해설위원이 참석하고 있다. 2026.07.06 /sunday@osen.co.kr
박 위원장은 "2만 명 안팎의 선거인단 규모를 고려할 때 기존 선거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전자투표든 온라인투표든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실무진과 논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위 내부에서는 지역별 투표소에 키오스크를 설치해 본인 확인을 거친 뒤 전자 방식으로 투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대한체육회 역시 선거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혁신위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도 마련한다. 오는 19일 오후 2시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 스타디움 대강당에서 제7차 회의를 겸한 '열린 경청회'를 개최한다.
선수와 지도자를 비롯한 축구 경기인과 팬들이 참여할 수 있으며 유소년 육성 시스템 등 한국 축구의 여러 현안을 놓고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축구협회는 월드컵 이후 회장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여기에 과거 외국인 심판 접대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차기 회장 선거가 갖는 의미는 더욱 커졌다.
박 위원장이 강조한 것도 결국 신뢰다. 선거인단을 200여 명에서 약 2만 명으로 확대하고 선거 방식까지 손보는 변화가 실제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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