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14년 만의 챔피언십 시즌을 앞두고 있다. 경기장 안에서는 반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구단 밖에서는 복잡한 지분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영국 'BBC'는 14일(한국시간) "웨스트햄이 14년 만에 챔피언십 시즌을 시작하는 가운데 경기장에서는 새로운 희망이 보이고 있지만 구단 운영권을 둘러싼 복잡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웨스트햄은 이번 여름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과 주장 재러드 보언이 잔류를 결정했다. 마노르 솔로몬과 요엘 펠트만도 영입하며 선수단에 경험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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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우스 페르난데스는 토트넘 홋스퍼로 떠났고 크리센시오 서머빌은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로 이적했다.
강등에도 팬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 시즌권은 5만 장이 판매됐다.
문제는 구단 소유권이다. 데이비드 설리번 전 공동회장은 약 두 달 전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성 7명이 그를 상대로 성적으로 착취적이고 약탈적인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뒤였다. 설리번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당시 공동회장이었던 바네사 골드와 다니엘 크레틴스키는 구단의 미래를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초기 구도는 비교적 단순했다. 체코 억만장자 크레틴스키가 지분을 확대해 웨스트햄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방안이었다.
크레틴스키는 당시 지분 27%, 골드는 25.1%를 보유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크레틴스키의 지분을 43%까지 늘리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다른 주요 주주들 역시 이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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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는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골드는 지난 1일 기존 합의와 다른 대안들이 모두 실현되지 못했다고 밝힌 뒤 자신이 가진 지분 전량을 전 뉴캐슬 유나이티드 공동 구단주 아만다 스테이블리가 이끄는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크레틴스키는 이에 불편한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선택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사흘 뒤에는 또 다른 움직임이 나왔다. 크레틴스키가 자신의 지분 약 2%를 체코 사업가 야쿠프 하브를란트에게 매각한 사실이 확인됐다.
웨스트햄의 복잡한 지분 계약 구조가 배경에 있다. BBC에 따르면 웨스트햄의 주요 주주가 자신의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로 합의할 경우 동일한 조건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먼저 매입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 주주들에게는 지분 비율에 따라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고 해당 제안은 30일 동안 유지된다.
이론적으로 설리번은 골드 지분 가운데 약 13%를 살 수 있다. 설리번은 공동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웨스트햄 최대주주다. 지분 38.8%를 갖고 있다.
골드 지분 일부를 추가로 확보하면 설리번의 지분율은 50%를 넘어설 수 있다. 크레틴스키 역시 약 9%를 추가로 살 수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규정이 있다. 웨스트햄은 특정 주주의 지분이 50%를 넘을 경우 나머지 주주들의 지분까지 상당히 높은 가격에 매수하겠다는 제안을 해야 하는 계약 구조를 갖고 있다.
크레틴스키가 하브를란트에게 일부 지분을 매각한 이유도 이 규정과 관련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자신의 지분을 미리 낮춰놓으면 향후 골드가 보유한 25.1%를 모두 사더라도 50% 아래에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 역시 단순하지 않다. 크레틴스키가 하브를란트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도 기존 주주들의 우선매수권이 적용된다. 법적으로 해당 거래가 50% 초과 시 발생하는 의무를 피하기 위한 방식으로 판단될 수 있는지를 두고도 논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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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도입된 독립 규제기관의 판단도 변수다. 일부 크레틴스키 측 관계자들은 설리번을 둘러싼 의혹을 고려할 때 규제기관이 설리번의 지분 확대를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런 판단이 내려질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스테이블리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설리번의 지분에도 제안을 넣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BBC는 이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설리번, 골드, 크레틴스키, 스테이블리 가운데 누구도 자신들의 전체적인 계획을 공개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팬들 입장에서는 어느 쪽이 구단의 미래를 책임지게 될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설리번을 향한 팬들의 반감 역시 오랜 시간 이어졌다. 설리번과 2023년 세상을 떠난 데이비드 골드 전 공동회장, 캐런 브래디 전 부회장은 2016년 업턴 파크를 떠나 런던 스타디움으로 이전한 결정 이후 일부 팬들로부터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브래디 역시 지난 4월 다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설리번은 공동회장직 사퇴 이후에도 구단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런던 스타디움 관계자들과 팬 단체가 포츠머스와의 EFL컵 경기에 참석하지 말 것을 요청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웨스트햄은 해당 경기에서 포츠머스를 3-1로 꺾었다. 관중은 5만3369명이 들어왔고 EFL컵 1라운드 최다 관중 기록을 1만8000명 이상 경신했다.
이제 웨스트햄은 번리 원정으로 새 챔피언십 시즌을 시작한다. 경기장에서는 승격이라는 목표가 분명하다. 구단 밖에서는 누가 웨스트햄의 실질적인 주인이 될 것인지조차 정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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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가 소개한 한 오랜 웨스트햄 팬은 "이번 여름 정말 힘들었던 시간을 정리하고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제대로 시즌을 준비할 기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이사회에서 또 다른 웨스트햄식 연속극이 펼쳐지고 있다. 마치 '이스트엔더스' 같다"고 표현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