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고마워요" 한국서 혹사당했던 외인 투수의 아들이 다저스에 있다…158km 펑펑, 8월 ERA 0.00 행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8.18 05: 32

[OSEN=이상학 객원기자] “아버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좋았다.”
LA 다저스 우완 투수 조나단 에르난데스(30)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7회 구원 등판, 3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다저스가 1-4로 지고 있는 상황에 나와 패전 처리 역할을 맡았지만 3이닝 34구로 깔끔하게 던지며 불펜 소모를 막았다. 최고 시속 98.3마일(158.2km), 평균 97.4마일(156.8km) 포심 패스트볼(4개)보다 슬라이더(19개), 싱커(11개)를 더 많이 던졌다. 7차례나 헛스윙을 이끌어낸 슬라이더로만 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17일 밀워키전에 앞서 ‘스포츠넷LA’와의 인터뷰에서 “팀이 패배한 것은 아쉽지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기뻤다. 두 번째 이닝을 막은 뒤 ‘1이닝만 더 던지자. 동료들과 팀을 지켜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3이닝을 던진 게 2024년 이후 처음이라 경기 후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팀을 위해 해낼 수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사진] LA 다저스 조나단 에르난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그는 “어제 내가 던지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올해 개인적으로 기복이 있었고, 과거부터 겪은 우여곡절이 어제 하루로 보상받는 느낌이었다”며 아버지를 언급했다. 
에르난데스의 아버지도 야구 선수였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 투수 페르난도 에르난데스(55)로 메이저리그 경력은 1997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2경기(1⅓이닝 6실점)가 전부하지만 한국에서 짧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지난 2001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소속으로 34경기(233⅔이닝) 14승13패 평균자책점 3.89 탈삼진 215개를 기록했다. SK의 창단 첫 10승 외국인 투수가 되며 탈삼진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수의 한 시즌 200이닝 200탈삼진 동반 기록은 아직도 에르난데스가 유일하다. 
SK 시절 페르난도 에르난데스. /SK 와이번스 제공
그러나 1990년 이후 KBO리그 한 시즌 최다 이닝 2위(1위 2007년 두산 베어스 다니엘 리오스 234⅔이닝)로 혹사를 당했고, 이듬해 5월 어깨 부상을 당해 7경기(2승 평균자책점 2.82) 만에 시즌 아웃됐다. 7월에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된 뒤 방출돼 한국을 떠난 에르난데스는 2년간 공백기를 가졌다. 2005년 멕시코에서 선수 생활을 재개했지만 2006년 대만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크게 화려한 커리어는 아니지만 아들에겐 최고의 선수이자 스승이었다. 에르난데스는 “내 야구 인생에서 아버지는 정말 큰 존재다. 늘 감사하다.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아버지가 코치로 있는 팀에서 같이 뛰었다. 제대로 못하면 아버지한테 혼나기도 했지만 다음날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훈련하곤 했다. 정말 재미있었다. 아버지는 도미니카에서 다섯손가락에 드는 정말 훌륭한 투수였고, 우승을 5~6번이나 했다. 지금도 그곳 사람들이 내게 ‘아버지처럼 잘하냐?’고 물어보곤 한다”며 아버지를 자랑스러워했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투수가 된 아들 에르난데스는 지난 2019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뤘다. 2021년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시즌 아웃됐지만 2024년까지 텍사스 불펜에서 준필승조로 활약했다. 2022년 4세이브, 2023년 10홀드를 기록했다. 
[사진] 텍사스 시절 조나단 에르난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2024년 여름 부진 끝에 양도 지명(DFA) 처리된 뒤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했지만 3경기 만에 또 DFA 통보받았다. 지난해에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했고, 부상 악재 속에 트리플A에만 머물다 시즌이 끝났다. 올해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한 뒤 5월 중순 다저스로 이적했다. 
다저스에서 빅리그 복귀에 성공했지만 마이너리그를 오르내리는 불안한 입지 속에 16경기(25⅓이닝) 평균자책점 5.68 탈삼진 22개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8월 4경기에서 7⅔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패전조로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 중이다. 
에르난데스는 “특별히 뭔가 바꾼 건 없다. 그저 나 자신을 믿고 있다. 5월에 다저스에 와서 처음에 좋은 흐름을 탔지만 그 후 다시 트리플A로 내려갔다. 정신적으로 재정비하기 좋은 시간이었다.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게 됐고, 머릿속에 너무 많은 걸 담아두지 않고 즐기려 했다”며 “그동안 부상을 많이 당했기 때문에 경기 준비 과정에서 신체 가동 범위를 최대한 끌어내는 스트레칭과 가동성 운동을 정말 많이 한다. 예전에는 별로 신경 안 썼는데 올해는 철저히 관리 중이고, 덕분에 완전히 건강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올해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LA 다저스 조나단 에르난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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