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분명 달랐다. 이틀 전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일본 좌완 히구치 신을 상대로 한국 타선이 첫 이닝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7일 일본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일본과 다시 만났다.
한국은 일본 좌완 선발 히구치를 맞아 김주원(유격수)-박준순(2루수)-김도영(3루수)-문보경(지명타자)-노시환(1루수)-윤동희(우익수)-문현빈(좌익수)-김지찬(중견수)-조형우(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 마운드에는 곽빈이 올랐다.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가 히구치다. 지난 25일 슈퍼라운드에서 이미 한 차례 호되게 당했다. 당시 히구치는 한국을 상대로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92구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한국 타선은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결국 0-5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다시 만난 히구치를 상대로 첫 이닝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1회 선두 타자 김주원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박준순이 물러난 뒤 김도영이 우전 안타를 터뜨려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지난 26일 중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타격감 회복의 조짐을 보였던 김도영이 결승전 첫 타석부터 안타를 신고했다는 점도 반가웠다.
안타를 때린 김도영은 1루에 도착한 뒤 힘차게 포효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오승환 MBC 해설위원은 “김도영이 1루에 나가서 환호하는 모습을 벤치 선수들도 다 봤을 것이다. 결국 선수단 분위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다. 문보경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2사 1,2루가 됐다. 하지만 또 하나의 반가운 장면이 나왔다.
주장 노시환의 타구였다. 이번 대회에서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던 노시환은 히구치의 공을 밀어쳐 우측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잘 맞은 타구는 우측 펜스를 향해 뻗어 나갔지만 우익수 미즈타니 쇼헤이가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냈다. 조금만 더 뻗었다면 경기 흐름을 단숨에 가져올 수 있었던 타구였다.

결과는 우익수 뜬공. 하지만 내용까지 나쁘지는 않았다.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노시환이 결승전 첫 타석에서 좌완 투수의 공을 밀어쳐 펜스 앞까지 보냈다는 점은 다음 타석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무엇보다 이틀 전과 달랐다. 지난 맞대결에서는 히구치를 상대로 7이닝 동안 안타 4개를 뽑아내는 데 그쳤고 볼넷 하나조차 얻지 못했다. 반면 이날은 첫 이닝부터 볼넷과 안타로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고 중심 타선에서도 좋은 타구가 나왔다.
첫 번째 기회에서 점수를 뽑지 못한 건 분명 아쉬웠다. 그러나 김도영의 안타와 포효, 노시환의 큼지막한 타구까지 한국 타선이 히구치를 대하는 모습은 이틀 전과 달랐다.
결승전은 이제 시작됐다. 첫 번째 기회는 놓쳤지만 적어도 ‘이번에도 당한다’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한 번 당했던 히구치를 상대로 한국 타선이 첫 이닝부터 반격의 실마리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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