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죄송하다" 충격 4실점, 모레노 감독 첫마디는 사과..."슈팅도 적은데 이긴 우루과이 축하, 문제점을 늦게 찾았다"[현장 인터뷰]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9.28 23: 04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의 첫 마디는 팬들을 향한 사과였다.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9~10월 A매치 평가전에서 1-4로 패했다. 이로써 모레노 감독은 부임 두 경기 만에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데뷔전에선 에콰도르를 3-0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곧바로 기세가 꺾였다.
변명의 여지 없는 패배였다. 한국은 에콰도르전과 마찬가지로 강한 전방 압박과 직선적인 전개를 콘셉트로 들고 나왔지만, 초반부터 흔들렸다. 우루과이가 압박을 잘 풀어내면서 넓은 뒷공간을 노출하게 됐고, 미드필드진의 포백 커버도 늦을 수밖에 없었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디에고 포를란 감독이 지휘하는 우루과이와 A매치 맞대결을 치러 1-4로 대패했다.이로써 모레노 감독은 지난 에콰도르전 3-0 완승 분위기를 이어기는 데 실패했다. 부임 2경기 만에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만나 1-4로 무너졌다.한국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6.09.28 / sunday@osen.co.kr

약점을 노출하던 한국은 전반에만 3골을 허용했다. 전반 13분 다르윈 누녜스, 전반 27분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에게 연속 실점했고, 전반 43분 김민재의 자책골까지 겹쳤다. 
모레노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김민재, 황희찬, 이태석, 김봉수를 빼고 김태현, 박진섭, 조현택, 김민수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오히려 후반 17분 헐거운 수비로 누녜스에게 멀티골을 얻어맞으며 0-4로 끌려갔다. 후반 35분 이강인의 크로스가 손흥민 발끝에 스치듯 골로 연결된 덕분에 한 골 만회한 게 전부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모레노 감독은 "가장 먼저 팬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싶다. 오늘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시고 경기 내내 응원해 주신 팬분들이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루과이엔 축하를 전한다. 상대는 슈팅 숫자도 많지 않았고, 점유율도 더 낮았으나 4골을 넣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A매치 경기를 가졌다.한국은 지난 24일 오현규, 손흥민, 이동경의 연속골이 터져 에콰도르를 3-0으로 제압했다. 모레노 감독은 한국대표팀 데뷔전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후반 한국 모레노 감독이 우루과이 다윈 누녜스에게 네 번째 골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6.09.28 / sunday@osen.co.kr
이어 그는 "전반전을 차분하게 분석하면서 어떤 부분을 수정해야 할지 이제 살펴봐야 한다. 후반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의 모습이 조금 더 나타났다. 후반전만 놓고 보면 1-1이었다. 4번째 실점 전에 먼저 득점했다면 점수 차를 더 좁힐 수 있었을 거다. 몇 차례 기회도 있었다. 이제 우리는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콰도르전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우리가 그렇게 완벽했던 것도 아니다. 오늘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모든 게 그리 나빴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물론 오늘 같은 결과는 원하는 결과가 아니다. 앞으로 이런 결과가 다시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도 들어볼 수 있었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경기에서 승리했을 때와 똑같은 과정을 거칠 거다. 경기를 면밀히 분석하고, 잘한 부분과 잘하지 못한 부분을 살펴볼 거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나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선수들에게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곧바로 베네수엘라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 모레노 감독은 "불과 4일 뒤에 베네수엘라전이 있다. 오늘의 좋지 않은 기분을 털어낼 수 있는 기회다. 대표팀이든 소속팀이든 감독의 본질은 같다"라며 "감독은 선수들을 돕고, 팬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은 사람이다. 오늘은 그렇지 못했지만, 더 큰 의지를 갖고 선수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고 선수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A매치 경기를 가졌다.한국은 지난 24일 오현규, 손흥민, 이동경의 연속골이 터져 에콰도르를 3-0으로 제압했다. 모레노 감독은 한국대표팀 데뷔전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경기에 앞서 한국 모레노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6.09.28 / sunday@osen.co.kr
에콰도르전도 이번 경기도 전후반 경기력에 차이가 컸다. 모레노 감독은 이에 대해 "전술적 조정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전반을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안타깝게도 조금 늦게 파악했고 이미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이었다. 그래서 선수 배치와 경기 운영 방식을 조금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원래 3명을 교체할 계획이었는데 한 선수가 다리에 불편함을 느껴서 교체를 요청하는 바람에 1명을 추가로 바꿔야 했다. 새롭게 투입된 선수들이 요구한 역할을 잘 수행했다. 물론 가정에 불과하지만, 기회 중 하나를 살려서 1-3을 만들었다면 이후 2-3까지 갈 수도 있었다. 어쩌면 역전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라며 "축구에서는 이런 날도 있을 수 있다. 책임을 받아들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4-4-2 포메이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모레노 감독은 "난 특정 포메이션을 고집하는 감독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 결국 상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항상 상대보다 우위에 있을 순 없다. 상대가 우위에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게 맞는 조정이 필요하다. 오늘도 공격 시 많은 순간 4-4-2가 아니라 다른 형태로 움직였다"고 짚었다.
다만 철학에는 양보가 없다. 모레노 감독은 "우리의 축구 철학과 원칙에 대해선 확고하다. 그건 유지돼야 한다. 어려울 때마다 바꾼다면 선수들에게 오히려 부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 전반엔 후방에서 빌드업을 시작할 때 중앙 공간이 너무 비어있었다. 풀백을 높이 올려 상대 윙어를 끌어당기고, 중앙을 통해 수월하게 빌드업하려 했다"고 말했다.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A매치 경기를 가졌다.한국은 지난 24일 오현규, 손흥민, 이동경의 연속골이 터져 에콰도르를 3-0으로 제압했다. 모레노 감독은 한국대표팀 데뷔전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후반 한국 모레노 감독이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2026.09.28 / sunday@osen.co.kr
이어 그는 "하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상대가 압박을 잘했고, 매우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공보다 앞쪽에 많은 선수들을 배치했다. 그래서 공을 잃었을 때 어려움을 겪었고, 상대의 전환 공격에 크게 당하며 실점까지 이어졌다. 후반엔 그 점을 수정했다"라며 "조금 더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공보다 뒤에 더 많은 선수를 뒀다. 그 결과 전반보다 나아졌다. 물론 상대가 수비적으로 운영한 영향도 있겠지만, 한 골 이상을 넣을 수 있을 만큼 득점 기회는 많았다"고 강조했다.
소속팀에서 맹활약 중인 이강인의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모레노 감독은 "한 선수만 떼놓고 보기보단 팀 전체를 함께 봐야 한다. 팀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안 풀릴 땐 모두가 요구하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라며 "팀이 압박을 제대로 풀지 못하고 공을 전진시키지 못하면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자체가 부족해진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모든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선수는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 부분 역시 중요하게 평가해야 한다. 세부적인 부분은 선수들과 함께 살펴보겠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선수들 장점이 살아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 30명을 소집했지만, 아직 뛰지 못한 선수가 적지 않다. 그는 "황인범은 베네수엘라전에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두 명의 선수(조규성과 백승호)가 소집에서 빠지면서 지금은 28명이다. 물론 최대한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지금은 감독과 선수들이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다. 전술적 개념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경기다. 새로 기회를 받은 선수들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충분히 뛸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소집.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래야 앞으로 중요한 경기를 치를 때 가장 적절한 선수를 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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