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충격 탈락' 홍명보 보다 사과 길었다...'임시 감독' 모레노, 1-4 참패 후 "가장 먼저 팬 여러분께 사과" [오!쎈 서울]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9.29 12: 00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탈락한 홍명보 감독보다도 많이 사과했다. '임시 사령탑'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대패 후 기자회견에서 거듭 고개를 숙였다.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9~10월 A매치 평가전에서 1-4로 패했다.
데뷔전에서 에콰도르를 3-0으로 꺾었던 모레노 감독은 이번에도 강한 전방 압박과 직선적인 공격 전개를 구사하려 했다. 하지만 우루과이를 상대로는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호흡이 잘 맞지 않는 애매한 압박으로 넓은 뒷공간을 노출했고, 빠른 템포로 반격하는 우루과이의 역압박에 고전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했다.대한민국은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기회를 놓쳤고, 이제는 다른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훈련에 앞서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26 /sunday@osen.co.kr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디에고 포를란 감독이 지휘하는 우루과이와 A매치 맞대결을 치러 1-4로 대패했다.이로써 모레노 감독은 지난 에콰도르전 3-0 완승 분위기를 이어기는 데 실패했다. 부임 2경기 만에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만나 1-4로 무너졌다.한국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6.09.28 / sunday@osen.co.kr

그 결과 한국은 계속해서 라인 간격이 벌어지면서 전반에만 3골을 허용했다. 패턴도 모두 박스 근처에서 공간을 허용하면서 내준 실점이었다. 모레노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카드를 4장 사용했지만, 후반 17분 다르윈 누녜스에게 추가 실점하며 0-4까지 끌려갔다. 그나마 후반 35분 이강인의 크로스에 이은 손흥민의 만회골로 영패는 면했다.
이로써 부임 두 경기 만에 첫 패배를 기록하게 된 모레노 감독. 특히 안방에서 4실점하며 무너졌기에 타격이 더욱더 클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 경기력은 분명 나아지긴 했으나 전반을 생각하면 숙제가 많은 경기였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디에고 포를란 감독이 지휘하는 우루과이와 A매치 맞대결을 치러 1-4로 대패했다.이로써 모레노 감독은 지난 에콰도르전 3-0 완승 분위기를 이어기는 데 실패했다. 부임 2경기 만에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만나 1-4로 무너졌다.후반 한국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생각에 잠겨 있다. 2026.09.28 / sunday@osen.co.kr
모레노 감독은 책임을 피하는 대신 첫마디부터 사과로 시작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팬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싶다. 오늘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시고 경기 내내 응원해 주신 팬분들이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패배 소감을 전했다.
자신의 패착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에콰도르전과 마찬가지로 전후반 경기력에 차이가 컸던 상황. 모레노 감독은 "전반을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했다. 안타깝게도 조금 늦게 파악했다. 이미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이었다. 그래서 선수 배치와 경기 운영 방식을 조금 바꿨다"고 말했다.
팬들을 위한 약속도 잊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은 "감독은 선수들을 돕고, 팬들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은 사람이다. 오늘은 그렇지 못했지만, 더 큰 의지를 갖고 선수들과 함께 해결책을 찾고 선수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책임을 받아들인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26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훈련을 진행했다.대한민국은 1승 2패(승점 3)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기회를 놓쳤고, 이제는 다른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훈련에 앞서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인터뷰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26.06.26 /sunday@osen.co.kr
3달 전 홍명보 감독의 마지막 기자회견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6월 말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멕시코 과달라하라에 마련된 대표팀 베이스캠프에서 결산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사임을 발표했다.
사실 기자회견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홍명보 감독은 준비해 온 입장문을 약 100초 동안 읽은 게 전부였기 때문. 그는 먼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하고 대표팀을 응원해준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며 사과로 말문을 열었다. 여기까지는 모레노 감독과 비슷했다.
하지만 이후 발언은 달랐다. 홍명보 감독은 32강 진출조차 실패한 이유를 되돌아보고, 자신의 책임을 짚기보다는 자신이 내린 선택과 그 기준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라고 강조하며 선수단과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자리를 떠났다. 질의응답도 아예 없었다.
월드컵에서 충격 탈락한 사령탑과 부임 두 번째 경기에서 대패한 임시 사령탑이 받아들인 패배의 무게가 매우 달랐다고 느껴지는 이유다. 물론 모레노 감독의 사과와 다짐만으로 1-4 패배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늦었던 대응과 헐거웠던 압박은 꼭 고쳐야 한다. 그러나 모레노 감독이 최소한 자신의 책임과 잘못을 똑똑히 직시했다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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