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않는다”는 사령탑의 믿음에 완벽한 투구로 화답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이달 들어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시즌 7승째를 따냈다.
페덱은 지난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한화를 10-5로 꺾었고 페덱은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페덱은 11경기에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8월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1.00의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지만 이달 들어 4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5.01로 다소 주춤했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의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은 “페덱은 몸 상태만 괜찮으면 자기 페이스를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투수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덱은 사령탑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요나단 페라자, 문현빈, 강백호, 노시환 등 강타자들이 포진한 한화 타선을 처음 상대했지만 압도적인 구위로 잠재웠다.
최고 구속은 154km까지 나왔다. 커브, 투심 패스트볼, 컷패스트볼,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섞으며 한화 타선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볼넷 없이 삼진 9개를 잡아낸 게 이날 페덱의 위력을 잘 보여준다.
출발부터 완벽했다. 1회 최인호를 2루 땅볼, 페라자를 중견수 뜬공, 문현빈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가볍게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2회에는 더욱 강력했다. 강백호, 노시환, 허인서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도 김태연을 삼진으로 잡은 뒤 이도윤을 유격수 땅볼, 심우준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3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첫 위기는 4회 찾아왔다. 1사 후 이원석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2사 후 도루까지 내줬다. 강백호의 내야 안타로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노시환을 땅볼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5회 2사 후 이도윤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심우준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6회에도 선두 타자 최인호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이원석을 삼진, 문현빈을 2루 땅볼로 잡아냈다. 마지막 상대 강백호에게는 루킹 삼진을 빼앗으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6-0으로 앞선 7회 우완 이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긴 페덱은 시즌 7승 요건을 갖췄고 삼성의 10-5 승리와 함께 승수를 추가했다.
페덱은 경기 후 “오늘 경기 초반부터 타선에서 득점 지원을 해줘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투구할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탈삼진도 많이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를 향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강민호의 리드도 정말 좋았다. 6회까지 전력투구하기 위해 경기 중간중간 힘을 일정 부분 분배하면서 던진 게 6회에도 150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페덱과 강민호의 호흡은 마운드 위에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철저한 준비와 서로를 향한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페덱은 “강민호와 경기 전에는 진지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한다. 경기에서는 서로 믿고 즐겁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다소 주춤했던 페덱은 가장 중요한 시점에서 다시 한번 외국인 에이스다운 위력을 뽐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변함없는 믿음을 보낸 사령탑과 안방에서 완벽한 호흡을 맞춘 강민호가 있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