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쾌한 장타에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장식할 만한 명품 수비까지.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재현이 복귀전부터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탠 이재현은 지난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현역 시절 국가대표 단골손님이었던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의 국제대회 경험이 앞으로의 성장에 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했지만 원래 국제대회에서는 벤치에 있는 선수가 경기에 나가는 선수보다 더 긴장하기도 한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큰 경기를 치르면서 배포도 생겼을 것이고 이제 병역 혜택을 받아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됐다”고 덧붙였다.

함께 대표팀에 다녀온 외야수 김지찬도 이재현의 활약을 예감했다. 김지찬은 경기 전 “재현이의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재현이가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기대는 현실이 됐다. 삼성이 2-0으로 앞선 2회 무사 만루. 타석에 들어선 이재현은 한화 선발 박준영을 상대로 볼카운트 1B-2S의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하지만 4구째 142km 직구를 밀어쳐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이재현의 한 방으로 4-0까지 달아난 삼성은 김지찬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와 김성윤의 1타점 2루타까지 더해 6-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승기를 가져온 빅이닝의 중심에 이재현이 있었다.
타격만 빛난 게 아니었다. 7회초 무사 3루 위기에서 허인서가 친 타구가 3루수와 유격수 사이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안타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이재현이 몸을 날렸다. 슬라이딩 캐치로 타구를 걷어낸 뒤 곧바로 1루에 송구해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안타 하나를 지워버린 이재현의 호수비. 감탄사가 절로 나올 만한 장면이었다.

삼성은 한화를 10-5로 꺾고 주중 3연전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공수에서 힘을 보탠 이재현의 활약도 반가운 수확이었다.
이재현은 경기 후 “익숙한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랜만의 홈경기라 걱정하기도 했는데 1회가 끝나고 첫 타석까지 지나니 점점 괜찮아진 것 같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2타점 2루타 상황에 대해서는 “특별히 노리는 공은 없었다. 타석에 들어갔을 때 타이밍이 조금 늦어서 하나씩 체크하면서 조정하고 있었다”며 “치기 어려운 공이 들어와 맞히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돌아봤다.
개인 활약보다 팀 승리를 먼저 이야기했다.
이재현은 “오늘 경기에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고 할 부분은 없다. 지금은 개인보다 팀만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팀이 이겨서 다행이다. 앞으로 덕아웃에서도 파이팅을 더 많이 내겠다”고 강조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첫날부터 2타점 장타를 터뜨리고 그림 같은 수비까지 선보였다. 국제무대에서 얻은 경험을 품고 돌아온 이재현이 시즌 막판 선두 경쟁에 나선 삼성에 또 하나의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