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분명히 적응한다".
KIA 타이거즈 좌완 곽도규는 마무리 자질을 가졌을까? 이범호 감독은 마무리 재능은 분명히 갖췄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동시에 우려 사항도 내걸었다. 곽도규에게 어려움을 겪는 좌타자들도 계속 접하면 적응할 것이고 우타자들에게는 팔스윙이 잘 보인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지난 9월30일 KT와 광주경기에 앞서 제구 난조에 빠진 마무리 이의리를 중간으로 전환했다. 동시에 곽도규를 우완 전상현과 함께 좌우 더블스토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상황에 따라 마무리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로 구위도 까다롭게 배짱도 갖춰 일찌감치 마무리감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이 감독은 "미래의 마무리 가능성은 보인다. 재능이나 타자와 싸움하는 방식을 보면 능력이 있다. 앞으로 마무리 상황이 생기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2024년 통합우승 당시 불펜에서 겁없는 공을 던지며 결정적인 힘을 보탰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도 좌완 필승맨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면서도 숙제도 내걸었다. "우타자를 상대하는게 중요하다. 팔각도가 우타자에게 잘 보인다. 좌타자들도 계속 도규를 접하면 어떤 볼을 많이 던지고 변화구는 어떤지 적응한다. 이런 부분을 신경써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투심과 커터, 슬라이더가 결국은 읽히고 공략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감독의 기대와 우려가 모두 최근 3경기에서 드러났다. 지난 26일 LG 트윈스와의 광주경기에서 마무리 이의리가 5-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사후 안타, 볼넷, 볼넷, 볼넷을 내주고 강판했다. 5-1로 추격당한 가운데 1사 만루위기에서 곽도규가 등장해 가볍게 두 타자를 잡아냈다. 강심장 마무리 본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반대의 상황도 빚어졌다. 9월29일 선두 KT와 광주경기에서 5-4로 앞선 7회 KT 좌타자 삭제에 나섰으나 김현수에게 중전안타, 안현민 사구를 내주었다. 힐리어드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임무를 마쳤다. 실점은 없었지만 김현수에게 안타와 사구를 내주고 흔들린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9월30일 KT와 주중 2차전은 블론세이브를 했다. 2-0으로 앞선 7회초 구원에 나섰지만 좌타자 최원준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침착하게 김민혁 1루땅볼, 안현민 삼진으로 잡았다. 그러나 4번타자 힐리어드에게 40호 동점 투런홈런을 내주었다. 다음타자 김현수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뼈아픈 피홈런이었다.
우완 마무리 전상현마저 9회초 권동진에서 역전 결승솔로포를 맞고 이틀연속 역전패를 당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곽도규가 들어오면서 우리가 당했다. 10개 구단 좌완 가운데 가장 좌타자에게 강한 것 같다"며 경계심을 보였다. 그러나 보란듯이 곽도규를 공략했다. 그만큼 분석하고 공략한 것이다. 곽도규가 응전을 위해 어떤 변화를 할 것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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