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투수를 상대로 대처 능력이 좋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의 전략이 제대로 적중했다. 구자욱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헌곤이 544일 만에 손맛을 보며 기대에 부응했다.
삼성은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줬다. 왼쪽 햄스트링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구자욱 대신 김헌곤이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상대 선발이 좌완 황준서라는 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김헌곤의 선발 기용 배경에 대해 “좌완 투수를 상대로 대처 능력이 좋다. 그래서 먼저 나간다”고 설명했다.

사령탑의 기대에 김헌곤은 홈런으로 화답했다. 삼성이 0-1로 뒤진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김헌곤은 황준서와 맞붙었다. 삼성 타선이 황준서의 호투에 막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김헌곤은 황준서의 2구째 141km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힘껏 잡아당긴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비거리 115m.
무려 544일 만에 터진 홈런이었다. 김헌곤이 마지막으로 홈런을 기록한 건 지난해 4월 5일 대구 한화전이었다. 공교롭게도 544일 만의 홈런 역시 한화를 상대로 터졌다.
박진만 감독이 좌완 선발을 겨냥해 꺼내든 김헌곤 카드가 결정적인 순간 적중한 셈이다.

김헌곤의 한 방은 마운드에서 역투하던 원태인에게도 큰 힘이 됐다. 0-1로 끌려가며 패전 위기에 놓였던 원태인은 김헌곤의 동점포 덕분에 한숨을 돌렸다.
구자욱의 부상 이탈이라는 악재 속에서 선발 기회를 잡은 김헌곤. 베테랑은 544일 만의 홈런이라는 가장 확실한 결과로 사령탑의 믿음에 보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