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싸워' 이유 알겠네" 소리까지 나온다...김민재 "멘탈 문제라면 문제, 다 같이 싸워야 수준 올라간다" 발언에 팬들 '부글' [오!쎈 울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0.03 04: 51

"싸워가 맞는 말이었네." 조롱의 대상이 됐던 홍명보 전 감독의 한마디가 다시 등장했다. 김민재가 대표팀을 향해 "다 같이 싸워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일부 팬들은 과거의 '싸워' 영상을 떠올렸다.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일 베네수엘라와 A매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달 24일 에콰도르전 3-0 승리로 출발한 한국은 28일 우루과이에 1-4로 패한 데 이어 이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경기 내용도 답답했다. 한국의 첫 슈팅은 전반 45분에야 나왔다. 후반에는 송범근이 라미레스의 헤더와 일대일 슈팅을 막아냈다. 상대의 득점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고, 골대를 때린 슈팅도 있었다. 무실점이라는 결과만으로 만족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사진] 쿠팡플레이 중계 화면

김민재(30, 바이에른 뮌헨)도 결과보다 내용을 문제 삼았다. 경기 후 방송사 인터뷰에서 포메이션에 관해 묻자 "포백 이야기가 문제가 아니라 다 같이 싸워줘야 한다. 안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비수들 보면 불쌍하고 경기가 전체적으로 다 같이 싸우는 느낌이 없었다. 이런 경기면 7-0 승리든, 9-0 승리든 기쁘지 않다"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김민재가 요구한 것은 팀 전체의 참여였다. 그는 "팀이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이 빛나기보다 팀 전체가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야 수준도 올라간다. 다 같이 머리 처박고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공동취재구역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이어졌다. 다만 '많이 뛰어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에 앞서 모레노 감독이 "우리 선수들은 하나가 되어 경기했다. 특히 수비에서 그렇다. 이는 데이터가 증명한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김민재는 "단순한 킬로미터 수 이야기가 아니다. 경합을 같이 해야 하고, 90분 내내 싸워야 하고, 경합에서 이겨야 한다. 졌을 때는 주변에서 세컨드 볼도 잡아야 한다. 그러면서 팀의 퀄리티가 올라간다"라고 말했다.
전술이 아닌 선수들의 정신력을 이야기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한참을 침묵한 뒤 "뭐 그렇다고 하면 그렇겠죠"라고 답했다. 선수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한 시점도 경기 후가 아니었다. 김민재는 "경기 전에 했다"라고 밝혔다.
이 발언에 일부 팬들은 홍명보 전 감독의 '싸워'를 다시 꺼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에는 "싸워가 맞는 말이었네", "'싸워'가 나왔던 이유", "싸워가 맞는 거였네. 단지 라커룸 장악력이 부족해서 그렇지"라는 댓글이 등장했다. 마지막 댓글은 팬 개인의 평가지만, 과거 조롱했던 주문을 다시 돌아보는 반응이라는 점은 분명했다.
해당 장면은 쿠팡플레이 다큐멘터리 '국대 : 로드 투 노스 아메리카’에 담긴 선수단 미팅이었다. 지난해 11월 15일 가나전을 앞두고 홍 전 감독은 화면에 'FIGHT'라는 단어를 띄웠다.
"단어 알지? 싸워."
홍 전 감독은 "바보 같은 행동을 해서 퇴장을 당하거나 하면 절대 안 돼. 하지만 순간순간마다 싸워"라고 주문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게 0-1 충격패를 당했다. 1승2패가 된 한국은 A조 3위로 밀리며 32강 자력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나머지 조들의 상황을 따져보고 32강에 진출할 가능성은 남아있다.전반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 때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이 황희찬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6.06.25 /sunday@osen.co.kr
영상 공개 이후 이 장면은 밈으로 확산했다. 세계적인 감독들의 지도를 받아온 선수들에게 내놓은 주문이 '싸워'라는 한마디라는 점과 선수들의 무표정한 얼굴이 겹치면서 패러디가 이어졌다. 
이번에는 대표팀 핵심 수비수의 입에서 같은 단어가 나왔다. 김민재는 전술보다 먼저 함께 싸우는 자세를 지적했고, 몇 년 동안 같은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팬들이 "홍명보가 왜 싸우라고 했는지 알겠다"는 취지로 반응한 배경이다.
그렇다고 김민재의 발언이 홍 전 감독의 지도력 전체를 인정한 것은 아니다. 김민재는 자신의 눈에 비친 현재 대표팀의 문제를 이야기했다. 일부 팬들은 이를 과거 영상과 연결했다. '싸워'라는 주문을 다시 보는 것과 과거 대표팀 운영을 재평가하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황인범도 김민재의 답답함에 공감했다. 그는 "뒤에서 수비수들이 오늘 정말 잘해준 게 맞다. 민재 입장에서 답답했을 것 같고, 저를 포함해서 앞쪽에 있는 선수들이 조금 더 분발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황인범의 한숨은 더 깊었다. 대표팀에서 변화해야 할 부분들이 잘 바뀌지 않고 있다면서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축구협회 회장의 부재와 임시 감독 체제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답을 못 찾았다. 답답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모레노 감독은 함께 뛰는 모습이 나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11명이 같이 공격하고 같이 수비하는 모습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전원 공격과 수비에 대해서도 "잘됐다고 본다. 피지컬 데이터가 증명한다"라고 강조했다.
감독은 함께 뛰었다고 했지만, 김민재는 뛰는 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동료가 경합할 때 함께 붙고, 공을 놓쳤을 때 주변에서 다시 잡아주는 움직임을 요구했다. 황인범 역시 앞쪽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조롱받던 '싸워'가 다시 등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독이 바뀌고 전형이 달라졌는데도 선수 입에서 같은 주문이 나왔다. 무엇이 부족한지 선수들은 구체적으로 말했다. 이제 대표팀이 보여줘야 할 것은 그 말을 경기장에서 실행하는 모습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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