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나 메달은 중요하지 않았다." "군대 안 갑니다." 여기에 '전역모'를 쓴 기념사진까지 나왔다.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우승 이후 발언과 행동이 병역을 이행한 이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3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서 일본을 1-0으로 꺾었다. 한국은 대회 최초의 남자축구 4연패를 달성했다.
엄지성이 결승골을 넣었고, 양민혁(베스테를로)이 오른쪽 측면에서 끝까지 상대를 압박한 뒤 올린 크로스가 득점의 발판이 됐다. 선수들은 개최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뒤에는 우승의 기쁨과 함께 병역 문제 해결을 강조하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이를 두고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표현이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양민혁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메달을 받은 기분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축구에서는 보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데, 이번에는 메달을 받아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이었다.

그는 "사실 이런 메달이나 트로피는 정말 중요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말 저희가 보상받는 것은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까, 그것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 사실 트로피나 메달에 있어서는 중요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병역 문제 해결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동기부여였는지 드러낸 발언이다. 다만 국가대표로 출전해 얻은 메달과 트로피가 중요하지 않았다는 표현은 우승의 의미를 개인적인 병역 혜택에 지나치게 한정했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를 남겼다.
양민혁은 병역 문제를 해결하면 해외에서 더 오래 도전할 수 있다는 점도 설명했다. 이미 유럽에서 뛰는 선수에게는 경력의 연속성과 연결되는 현실적인 문제다. 그는 소속팀으로 돌아가 유럽에서 더 오래 살아남고 좋은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주장 이기혁에게는 입대가 더욱 가까운 일이었다. 이기혁은 "금메달을 못 땄으면 한국에 돌아가서 입대가 9일 남아 있었다. 선수들에게도 군대 면제가 되게 중요한 대회였다. 현실적으로 코앞에 있었던 입대였다. 간절했고 절실했다. 마음이 무거웠는데 짐을 덜어내 뜻깊다"라고 밝혔다.
![[사진] '스브스 스포츠' 유튜브](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04/202610041134779547_6ac1cb839bbdd.png)
이어 메달을 들어 올리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말했다.
입대를 눈앞에 뒀던 선수의 안도감은 분명했다. 그러나 병역 문제를 해결한 기쁨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 군 복무를 마쳤거나 입대를 앞둔 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승수(20)는 경기 뒤 이른바 '전역모'를 쓴 기념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전투모에 예비군을 뜻하는 표지를 단 모자다. 군 복무를 마친 이들의 전역을 상징하는 물건을 병역 혜택을 얻은 선수의 우승 기념에 사용한 장면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사진] 박승수 개인 소셜 미디어](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04/202610041134779547_6ac1bf527b54b.png)
비판의 초점은 선수들이 병역 문제 해결을 기뻐했다는 사실보다 이를 표현한 방식에 있다. 군 복무 경험자가 많은 한국 사회에서 "메달은 중요하지 않았다", "군대 안 갑니다"라는 말과 전역모 사진이 함께 등장하면서 병역 이행의 무게를 가볍게 다뤘다는 인상을 줬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따낸 성과는 분명하다. 병역 문제가 선수 경력에 미치는 영향도 작지 않다. 양민혁의 유럽 무대 도전과 이기혁의 임박했던 입대는 선수들의 간절함을 보여준다.
다만 국가대표의 우승에는 선수 개인의 기쁨을 넘어 국민의 응원과 기대도 담겨 있다. 병역 혜택에 대한 안도감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그 성취의 의미와 병역을 이행한 이들에 대한 배려가 충분했는지는 돌아볼 대목이다.
한국 축구는 일본 안방에서 4연패의 역사를 썼다. 그러나 우승 뒤 이어진 말과 사진은 또 다른 논쟁을 남겼다. 병역 문제를 해결한 선수들의 기쁨이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전달되지는 않았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