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잡을 때마다 "사기꾼"이라는 외침이 쏟아졌다. 관중석에는 "한 세대의 팬들이 속았다"는 현수막이 걸렸고, 경기 막판에는 "너희는 강등될 것"이라는 조롱까지 나왔다. 맨체스터 시티는 적대감으로 가득한 안필드에서 세 골을 터뜨리며 승리했다.
영국 '더 선'은 1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가 재정 규정 위반 유죄 판단 이후 처음 치른 경기에서 리버풀 팬들의 거센 분노와 마주했다. 그러나 엔초 마레스카 감독의 팀은 야유를 뚫고 3-0으로 승리했다"라고 보도했다.
맨시티는 이날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리버풀을 3-0으로 꺾었다. 후반 라이언 흐라벤베르흐의 퇴장 이후 엘링 홀란, 제레미 도쿠, 라얀 셰르키가 연이어 골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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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부터 분위기는 뜨거웠다. 맨시티는 지난달 9개 시즌에 걸친 프리미어리그 재정 규정 위반 혐의 가운데 100건 이상에 대해 유죄 판단을 받았다. 더 선에 따르면 4년에 걸친 조사 끝에 나온 판단이었다.
발표 시점이 A매치 휴식기와 겹치면서 상대 팬들이 맨시티 선수들을 경기장에서 직접 맞이할 기회는 없었다. 그 첫 무대가 안필드였다.
맨시티 선수단 버스는 경로를 우회해 경기장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까지 야유를 피할 수는 없었다. 몸을 풀기 위해 등장한 순간부터 리버풀 팬들의 비난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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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오프 때는 더욱 거센 야유가 쏟아졌다. 전반 초반 맨시티가 공을 점유할 때마다 관중석이 들끓었다. 리버풀이 세 골 차로 뒤진 뒤에도 반응은 달라지지 않았다. 맨시티 선수들이 공을 돌리자 "사기꾼"이라는 외침이 이어졌고, 강등을 예고하는 구호도 나왔다.
경기장 밖에서는 맨시티를 조롱하는 상품들이 판매됐다. 노점상들은 맨체스터 출신 밴드 오아시스의 스타일을 활용한 티셔츠와 깃발에 '사기꾼들'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관중석의 현수막도 날카로웠다. "한 세대의 팬들이 속았다"는 문구가 등장했고, 오아시스의 노래 '스톱 크라잉 유어 하트 아웃'을 활용해 "너희의 모든 별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메시지도 내걸었다. 또 다른 현수막은 '돈트 룩 백 인 앵거'를 비틀어 맨시티를 조롱했다.
맨시티의 열성 팬인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도 현장에 있었다. 그는 원정석에서 홀란과 도쿠, 셰르키의 득점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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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팬들도 물러서지 않았다. 한 팬은 "115개 혐의, 시티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현수막을 들었다. 원정 팬들은 옛 홈구장 메인 로드 시절의 응원 전통인 바나나 모양 풍선을 흔들며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홀란은 경기 후 이날 분위기가 평소와 달랐는지 묻는 질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는 "그렇지는 않다. 이곳에 오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양 팀 모두에게 늘 힘든 경기였다"라고 답했다.
맨시티는 유죄 판단에 항소한 상태다. 새로운 3인 독립위원회가 항소를 심리할 예정이다. 구단은 처음부터 잘못을 부인해왔으며, 자신들의 입장을 뒷받침할 반박 불가능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맨시티는 항소를 알리는 성명에서 "해당 판단에는 법과 원칙, 사실관계에 관한 명백하고 중대한 오류가 여러 측면에서 존재하며,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구단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단은 프리미어리그가 제기한 혐의에 대해 무죄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모든 입장을 뒷받침하는 광범위하고 반박 불가능한 증거가 존재한다"라고 주장했다.
구단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추가 발언에 제한이 있다며 적법한 절차를 계속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더 선은 항소에서도 기존 판단이 유지될 경우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규모 승점 삭감도 거론된다. 다만 최종 징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마레스카 감독은 축구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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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매우 차분하다. 구단의 입장은 분명했고, 우리는 구단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주변의 소음은 이해하지만 우리가 집중할 것은 통제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축구뿐"이라고 말했다.
선수단도 불안에 휩싸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마레스카 감독은 "분위기는 환상적이다. 선수들은 다음 두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리그 선두라는 사실에 들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은 다른 문제를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일을 알고 있고, 주변의 소음이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거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안필드의 야유는 맨시티의 승리를 막지 못했다. 그러나 3-0이라는 결과가 항소와 징계 문제까지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답을 내놨고, 구단의 운명을 결정할 절차는 계속되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