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이지만 저 역시 프로야구 선수다. 정말 이기고 싶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슈퍼 루키' 장찬희가 데뷔 첫해 한국시리즈 선발이라는 중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상대 선발과의 무게감에서 밀린다는 평가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지만 팀을 우승 문턱까지 이끈 것만으로도 충분히 값진 하루였다.
장찬희는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삼성은 KT를 10-5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기록, 2014년 이후 12년 만의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장찬희는 “어젯밤 선발 등판 통보를 받았을 때 조금 설렜다. 긴장감은 정규시즌 선발 등판 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돌아봤다.
1회초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먼저 실점했지만 삼성 타선이 곧바로 힘을 냈다. 1회말 대거 6점을 뽑아내며 6-1로 전세를 뒤집었다. 장찬희는 넉넉한 득점 지원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제가 피해 가는 모습을 보이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고 경기 흐름을 내줄 수도 있다. 최대한 공격적으로 승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1회말 3-1로 앞선 2사 만루에서 김도환의 싹쓸이 2루타가 터졌을 때도 들뜨기보다 다음 이닝을 준비하는 데 집중했다.
장찬희는 “솔직히 기쁜 마음보다 더 집중하려고 했다. 점수를 많이 낸 뒤 다음 이닝에 실점하는 경우가 많아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더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승리 투수 요건까지는 한 이닝이 부족했다. 4회까지 1실점으로 KT 타선을 막아낸 그는 5회초 마운드를 넘겼다. 아쉬움이 남을 법도 했지만 팀 승리가 먼저였다.
장찬희는 “더 던지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팀이 이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날 선발 맞대결 상대는 KT의 외국인 투수 로건 앨런이었다. 경험과 무게감에서 장찬희가 열세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장찬희는 오히려 이를 승부욕으로 바꿨다.
그는 “당연히 제가 열세라고 예상하는 분들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예상을 뒤집고 꼭 이기고 싶었다”며 “신인이지만 저 역시 프로야구 선수다. 정말 이기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고교야구 결승전과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의 긴장감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는 잠시 특별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장찬희는 “긴장감은 비슷한 것 같다. 고교야구 때 잘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면 소름이 돋는 느낌이 있었는데 오늘은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생각에 약간 울컥하는 감정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데뷔 첫해 맞이한 한국시리즈. 장찬희는 승리 투수라는 개인 기록보다 팀의 승리를 앞세웠고, 자신을 향한 예상을 마운드 위에서 뒤집었다. 이제 생애 첫 우승까지 남은 승리는 단 한 번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