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타선이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기는 경기든 지는 경기든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타선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독한 변비야구다.
한화는 지난 4일 마산 NC전에서 6-11로 패하며 시즌 첫 연승에 실패했다. 8명의 투수를 투입하고도 두 자릿수 실점으로 무너진 마운드가 아쉬웠지만, 제 때 폭발하지 못한 타선의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오히려 매경기 불펜 필승조를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있는 것도 타선의 결정타 부재가 크다.
이날 NC전에서도 이 문제가 고스란히 나타났다. 2회 선두 김태균이 펜스를 맞히는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후속타 불발 탓에 득점에 실패했다. 5회에도 선두 송광민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역시 2루에서 잔루로 남았다. 9회 이용규의 2루타, 최진행의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득점권 8타수 무안타 침묵.
4일 현재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47개의 잔루를 기록 중이다. 5경기에서 평균 9.4개로 두 자릿수에 육박하는 변비 야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팀 출루율이 2위(.371)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당 평균 득점이 6위(4.4점)에 머물러있는 데에는 결국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터지지 않고 있는 방망이의 탓이다.
기록에서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시즌 팀 타율은 2할4푼6리인데 득점권 타율은 1할7푼9리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저조한 기록. 팀 장타율 9위(.329)에서 알 수 있듯 장타가 부족한 한화 팀 사정상 득점권 찬스에서 주자를 불러들일 수 있는 결정력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다.
1~2번을 오가는 이용규가 득점권에서 6타수 2안타로 3할3푼3리를 기록하고 있을 뿐, 나머지 득점권 5타수 이상 타자들이 저조하다. 권용관(.200) 나이저 모건(.143) 정범모(.125) 등이 2할 이하의 득점권 타율에 머물러 있다. 김회성은 득점권에서 11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5개 당하며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4번 김태균은 득점권 성적 2타수 1안타인데 볼넷만 5개를 얻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상대 배터리는 김태균과 정면승부를 피한다. 5번 타순에서 김태균을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데 전혀 안 되고 있다. 5번에서 흐름이 끊기자 6번 이하의 타순이 갖는 부담도 크다. 결국 잔루만 쌓이는 정체 현상을 빚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2011년에만 하더라도 득점권 타율 2위로 찬스에 강했지만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7위(.253)-9위(.253)-8위(.266)로 매년 하위권을 맴돌았다. 올 시즌도 5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초반이지만 달라진 것은 없다. 김성근 감독의 해결책은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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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