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대종상 영화제의 날이 밝았다. 올 한해 스크린에서 관객에 눈도장을 찍은 충무로 신예들은 생애 단 한 번 받을 수 있는 신인상 수상을 곧 앞두고 있다. 이번 대종상 신인상 후보를 살펴보면 신인 남우상은 이민호부터 여진구까지 소위 박 터지는 모양새인 반면, 신인 여우상은 사실상 박소담의 수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 남우상 후보에는 이민호(‘강남 1970’), 박서준(‘악의 연대기’), 이현우(‘연평해전’), 여진구(‘내 심장을 쏴라’), 강하늘(‘스물’) 총 5명이, 신인 여우상 후보에는 김설현(‘강남1970’), 박소담(‘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이레(‘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이유영(‘봄’), 장윤주(‘베테랑’), 홍아름(‘막걸스’) 총 6명이 이름을 올렸다.
◇박 터지는 신인 男우상
신인 남우상 후보들은 루키가 아닌 올해 대세배우를 총집합한 모양이다. 대중성, 팬덤, 연기력 모두를 갖춘 배우들인 만큼 경쟁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주로 드라마로 필모그래피를 쌓아 대세로 떠오른 이민호, 박서준, 강하늘이 스크린 데뷔를 성공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수의 히트 드라마를 통해 중국에서 무서운 인기를 구가 중인 이민호는 ‘강남 1970’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땅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찬 종대 역을 맡아 연기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박서준은 ‘악의 연대기’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그는 ‘악의 연대기’에서 신참 형사 차동재 역을 맡아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으로 깊어진 내면 연기를 선보였다. 강하늘은 ‘스물’에서 공부만 잘하는 놈 경재 역을 맡아 김우빈, 준호(2PM)와 함께 환상의 케미스트리(조합)를 완성, 코믹한 연기 변신에도 성공했다.
아역부터 차근차근 주연까지 올라와 신인 남우상을 노리는 여진구와 이현우도 있다. 여진구는 정신병원에 갇힌 후 평온한 병원생활을 이어가던 모범환자 수명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고, 이현우는 ‘연평해전’에서 참수리 357호 의무병 박동혁 상병 역을 맡아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형님들을 노리는 아우들의 무서운 반격이 관심을 집중시킨다.
◇어차피 신인 女우상은 박소담?
신인 여우상 후보들은 20대 여배우 기근이라는 충무로에서 더욱 소중한 존재들이다. 이들은 올해 스크린에서 모두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가운데 신인 여우상 수상자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단연 박소담이다.
박소담은 ‘경상학교: 사라진 소녀들’에서 전학 온 주란(박보영 분)과 돈독한 우정을 쌓아가는 동급생이자 주란과 함께 학교의 숨겨진 비밀에 점점 다가가는 연덕 역을 연기했다. 독특한 마스크와 인상적인 연기로 극장을 나오는 관객들의 머릿속에 박소담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어 ‘사도’, ‘베테랑’, ‘검은 사제들’까지 연이어 나오는 영화마다 분량과 관계없이 존재감을 펼치며 신인 여우상의 강력한 수상자로 점쳐지고 있다.
박소담에 도전장을 낸 김설현, 장윤주는 각각 가수와 모델이라는 본업에서 벗어나 스크린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여배우다. 김설현은 ‘강남 1970’에서 종대(이민호 분)가 친동생처럼 아끼는 강선혜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스크린에서 더욱 빛난 청순한 마스크로 아이돌 출신 연기자 중 차세대 ‘국민 첫사랑’이 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장윤주는 ‘베테랑’에서 여자 형사 미스봉 역을 맡아 코믹과 액션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시원시원한 기럭지로 선보이는 액션은 통쾌함을 선사함과 동시에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밖에 이레와 이유영, 홍아름도 저마다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주목할 루키의 등장을 알렸다. 이레는 ‘소원’(2013)에 이어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통해 2006년생 아역배우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뽐냈다. 이유영은 ‘봄’에서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 말, 가난과 폭력 아래 삶의 희망을 놓았다가 누드모델 제의를 받게 되는 민경 역을 맡았다. 앞서 그는 이 영화로 지난 10월 2일 개최된 제24회 부일영화상에서 신인여자연기상을 수상, 2015년을 빛낸 루키로 한 차례 인정받은 바 있다. 홍아름은 ‘막걸스’에서 막걸리 없이 못 사는 주인공 초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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