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내년에도 2년 연속으로 대만 가오슝으로 1차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롯데는 올해부터 처음으로 대만 캠프를 찾았다. 이전까지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의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치렀지만 비활동기간 준수로 인해 미국 1차 캠프에 대한 효용성이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주인이고, 그들의 스케줄에 맞춰야 했다. 그리고 2월 중순부터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하나 둘씩 캠프에 입성하면서 실질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는 기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미국 이동과 실전 경기들이 치러지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로 이동하는 시간과 시차적응 등을 고려하면 시간과 비용 대비 효율을 찾는 게 힘들었다. 미국에서 장기적으로 캠프를 치를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았던 상황. 롯데는 대만으로 눈을 돌렸고, 대만 가오슝-일본 오키나와의 캠프 스케줄이 완성됐다.
대만 남부에 위치한 가오슝은 습도가 높긴 하지만, 겨울에도 영상 20도 안팎의 기온으로 훈련을 하기 최적화된 날씨로 꼽힌다. 한국에서는 겨울 골프 투어로 유명한 도시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다만, 올해 롯데의 캠프는 기상 여건들이 여의치 않았다. 1월 말과 2월 초, 대만에 이상한파가 몰아쳤다. 최저 기온은 7~8도 수준이었는데 평년보다 7~8도 가량 낮은 기온으로 150여 명이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난방시설과 방한대책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사상자가 늘어났다는 분석이었다. 당시 롯데의 캠프를 도와주던 현지 스태프들은 “대만이 이렇게 추웠던 적은 처음이다”고 말하며 예상치 못한 한파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롯데 관계자들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생각했던 것과 다른 대만의 날씨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후 날이 풀리면서 훈련하기 더할나위 없는 날씨로 변했지만, 1차 캠프 초반의 예상치 못한 날씨는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도 지장을 줬던 것이 사실. 결국 2차 오키나와 캠프로 넘어가기 직전 대만 현지 팀들과 조율하던 실전 경기들 대신 자체 청백전 한 차례로 대체했다. 2차 캠프에서 실전 연습 경기들을 치르긴 했지만 다소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결국 그 여파가 개막 7연패와 연결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올해 날씨가 다소 기이했을 뿐, 대만의 날씨는 기본적으로 훈련을 하기에 적절한 날씨다. 올해가 유독 이상했다는 게 대만 훈련장 관계자들과 롯데 구단의 생각이다. 훈련 장소인 국경칭푸야구장 역시 정규 구장 2면과 내야 훈련 보조 구장 1면 등을 활용할 수 있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당시 코칭스태프의 평가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구장 관리 주체가 한국인이라 구단의 요구사항 등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여기에 내년에는 올해의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실전 감각을 일찌감치 끌어올릴 생각이다. 2월 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대만 캠프 막판 대만 현지 프로팀들과 3번의 평가전을 계획 중이다. 사실상 마지막 조율 단계만 거치면 연습경기를 치를 수 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의 연습경기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대만 캠프 막판부터 경기 감각 쌓기에 주력해 시즌 준비를 차질 없이 마칠 생각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