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시장의 ‘성장판’, 아직 닫히지 않았다.” 명료한 답이다. 기아자동차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서울모터쇼'에서 하이클래스 소형 SUV 콘셉트카 ‘SP 시그니처(Signature)’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이유 말이다.
기아자동차는 왜 굳이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소형 SUV 콘셉트카를 공개했을까? 이미 비슷한 차급에 '니로'와 '스토닉', '쏘울 부스터'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게다가 이 차는 콘셉트카로 끝나지도 않는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SP 시그니처’를 기반으로 한 하이클래스 소형 SUV를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아직 성장판이 닫히지 않았다”는 말로 정책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소형 SUV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대세이며, 여전히 확장일로에 있는 세그먼트라는 판단이다. '하이클래스 소형 SUV'라는 새로운 개념의 모델을 투입해 가장 핫한 시장에서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소형 SUV 시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뜨겁게 달아올라 있다. 지난 8년 새 판매량 무려 9배나 급성장했다. 2014년만해도 소형 SUV 차급에서는 쉐보레 트랙스와 르노삼성 QM3 두 모델이 경쟁하고 있었지만 2015년 쌍용차 '티볼리'가 뛰어들면서 무한경쟁이 시작 돼 2018년에는 6개의 차종이 혈투를 벌이고 있다. 2014년 2만 8,000대 규모의 시장이 작년에는 13만 8,000대로 커졌다.
이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압도적이지 않다는 점도 특이하다. 준중형과 중형 SUV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이 80~90%에 달하지만 소형 SUV 시장은 국내 5사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의 2월 국내 판매 자료를 보면, 소형 SUV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기아 35.1%(쏘울 608대, 스토닉 823대, 니로 1,774대), 쌍용 32.4%(티볼리 2,960대), 현대 18.9%(코나 1,722대), 한국GM 10.1%(트랙스 920대), 르노삼성 3.5%(QM3 324대) 순이다.
기아차가 '열린 시장'으로 보는 배경에는 이 차급을 엔트리차 구매 수요의 총괄 격전지로 보는 시각도 깔려 있다. 소비자들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이고, 예전 같으면 준중형 세단으로 갈 수요가 소형 SUV로 돌아서는 경향도 여전하다. 이 모두가 소형 SUV 시장의 확장성으로 귀결 된다.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 된 ‘SP 시그니처(Signature)’를 보면 기아차가 이 차에 '하이클래스 소형 SUV'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SP 시그니처’은 대담한 롱후드 스타일을 채택했다. 소형 SUV이지만 풍부한 볼륨감을 잃지 않으려는 노림수로 보인다. 이를 통해 확보 된 전면부 공간에는 강인한 범퍼 디자인을 그려 넣었다. 작지만 결코 작아 보이지 않게 하는 재주를 부린다. 측면 또한 볼륨감이 살아나도록 완만하게 면처리를 했고, 스포티한 캐릭터 라인으로 역동성을 부여했다.
리어콤비네이션 램프와 연결되는 테일게이트 가니시는 '하이클래스'에 걸맞은 고급감을 주도록 했다. 디테일은 정교하게 조소(彫塑)하고 선처리는 세련되게 함으로써, 작아서 더 아름다운 조형을 만들어 냈다.
‘SP 시그니처’는 지난해 델리 모터쇼에서 기아자동차가 최초로 공개한 콘셉트카 ‘SP’를 하이클래스 소형 SUV에 걸맞게 디자인해 탄생시켰다. 정교함과 고급스러움이 곧 ‘SP 시그니처’의 정체성이다. '정교하고 아름다운 것'은 시공을 뛰어넘어 소유욕을 자극하는 요소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SP 시그니처’를 출시해 소형 SUV 풀라인업 구축의 ‘화룡점정’을 하겠다는 심산이다. 실용성 만점의 친환경차 '니로', 작고 귀여운 가성비 갑의 '스토닉', 고성능에 범접하는 경쾌한 몸놀림의 '쏘울 부스터'에 하이클래스 ‘SP 시그니처’가 더해지면 한 자리에서 최적의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원스톱 풀라인업이 완성 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SP 시그니처는 풍부한 볼륨감과 솔리드한 디자인, 그리고 고급스러운 상품성을 갖춘 전략 상품이다. 고급 가치를 추구하는 소형 SUV 수요층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