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신아람, 제이블랙, 하이디, 주석이 추억을 소환했다.
12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가왕 ‘장미여사’의 장기집권을 막기 위한 새로운 복면가수 8인의 도전 무대가 펼쳐졌다.
첫 라운드는 ‘정신체리라’와 ‘살구싶냐’의 대결이었다. 두 사람은 투애니원의 ‘론리’를 선곡했다. ‘살구싶냐’는 내공이 엿보이는 개성있는 창법을 보였고, ‘정신체리라’는 이야기하듯 편안하게 노래를 불렀다. 원곡가수 산다라박은 “두 사람의 톤이 달라서 정말 투애니원 같았다. 살구싶냐는 씨엘 같은 목소리고, 정신체리나는 나 같았다. 듀엣 무대를 보는 거 같았다”고 감탄했다.
신효범은 “정신체리라는 어색한 듯한 모습이 가수가 아닌 듯 하다. 살구싶냐는 익숙한 체형인데, 정인이 아닌가 싶다”고 추측했다. 제스처에 집중했다는 행주는 “살구싶냐는 힙합 제스처가 있다”고 말했고, 보이비는 “정신체리나는 운동선수가 아닌가 싶다”고 추리했다.
대결 결과는 19표를 얻은 살구싶냐가 2표에 그친 정신체리라를 꺾고 2라운드에 진출했다.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를 부르며 정체를 공개한 정신체리라는 다름아닌 펜싱선수 신아람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신아람은 당시 오심 판정에 대해 “1분만 버티면 결승전 진출이었다. 마지막 1초를 남겨두고 시간이 가지 않았다. 재판정을 요구할 때는 선수가 내려가는 게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하는데, 평소에 내성적이지만 경기장에서 마스크를 쓰면 눈에 뵈는 게 없다. 여기서도 뵈는 게 없겠다 싶었는데 너무 떨렸다”고 밝혔다.
두 번째 라운드는 ‘디스코왕’과 ‘춤신춤왕’의 대결이었다. 두 사람은 렉시의 ‘애송이’로 무대를 꾸몄다. 디스코왕은 깜짝 놀랄 파워풀한 랩 실력을 보여줬고, 춤신춤왕은 스웨그 넘치는 힙합 포스를 뽐냈다.
두 사람의 무대는 윤상은 “디스코왕은 누가봐도 전문 래퍼 같다. 노래도 잘하는데 랩을 할 때 더욱 안정적이었다. 팀에서 노래와 랩을 담당하는 것 같은데 보통의 아이돌 래퍼보다 파워풀하다”며 “춤신춤왕은 내가 추측하는 분은 신철이다. 그러기에는 몸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구라는 “양준일이 아닌가 싶다”고 추리했다.
이 대결의 승리자는 13표를 얻은 디스코왕이었다. 춤신춤왕은 8표에 그쳐 아쉽게 탈락했고, 우원재의 ‘시차’를 부르며 정체를 공개했다. 그는 스트리트 댄서 제이블랙이었다. 제이블랙은 “스트리트 댄스 처음 입문했을 때처럼 너무 떨렸다. 아직 부족함을 느끼지만 도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라며 “1살이라도 어릴 때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자 제이핑크로서의 앨범을 발매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이블랙은 “또 하나 깨고 싶은 편견은, 나는 토종 한국인이다. 한국 이름은 조진수다. 이제 공항이나 동대문 등에서 영어로 묻지 않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1라운드 세 번째 대결은 초계국수와 연포탕의 대결이었다. 장혜리의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께요’를 선곡해 무대를 꾸민 가운데 초계국수는 곡 분위기가 바뀌자 록 보컬로 변신했고, 연포탕은 호소력과 터프함을 가진 보컬로 감탄을 자아냈다.
김현철은 “미스터리다. 여자라는 것 밖에는 감을 잡을 수 있는 게 없다. 음색이 확연히 다르다. 초계국수는 소리를 내뱉고, 연포탕은 소리를 삼키다. 처음에는 초계국수에 끌리지만 연포탕은 들을수록 마음에 감기는 소리다. 완전히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윤상은 “연포탕은 창법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이 완성됐다. 활동한 지 15년 이상 된 가수 같다”며 “초계국수는 반전이 놀라웠다. 처음에는 요요미인 줄 알았는데, 탄탄한 진성으로 변신하는 걸 보고 너무 감이 안 잡힌다”고 이야기했다.
연포탕이 세 번째 대결 승리를 가져갔다. 12표를 차지한 연포탕은 9표에 그친 초계국수를 3표 차이로 꺾고 2라운드에 올라갔다. 초계국수의 정체는 하이디였다. 데뷔 26년차 하이디는 “‘진이’를 불렀던 가수 하이디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찬휘는 이미 하이디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하이디는 “7년째 복귀 준비가 아니라 복귀 중이다. 2013년에 복귀를 시작했는데 완료가 안됐다. ‘복면가왕’에서 복귀 완료를 하려고 나왔다”며 “얼굴과 ‘진이’가 매치가 되는 것만 잘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하이디는 ‘진이’를 라이브로 선보이며 추억을 소환했다. 특히 하이디는 “딸이 성인이 아니라 우리 세대 노래를 잘 모른다. ‘복면가왕’ 섭외를 이야기했더니 그때서야 ‘엄마가 가수가 맞구나’라고 인정을 해주더라”고 덧붙였다.
신효범의 ‘난 널 사랑해’를 선곡한 1라운드 마지막 대결은 지휘자와 지화자가 맞붙었다. 지휘자는 따뜻한 목소리를, 지화자는 매력적인 음색으로 귀를 사로잡았다. 원곡가수 신효범은 “듀엣으로는 처음 들어봤다. 노래가 좋으니 듀엣도 좋다. 각자의 해석 방법으로 잘 전달 됐던 무대다”고 극찬했다. 특히 신효범은 ‘지화자’가 12월에도 자신과 작품을 함께 한 사람이라며, 틀리면 시집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1라운드 마지막 대결의 승자는 18표를 얻은 지화자였다. 지휘자의 정체는 래퍼 주석이었다. 1세대 대표 힙합 뮤지션 주석은 눈시울을 붉히며 “안구건조증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주석은 “한창일 때도 ‘힙합전사’ 등의 자극적인 게 붙었다. 이제는 시조새가 되고 있는데, 이름에 ‘석’이 들어가서 화석이라는 단어도 좋다”며 “예전에는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는 팬들도 많았다. 하지만 시니컬한 가사를 부르는 사람이 웃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연륜도 생기면서 달라진 거 같다”고 밝혔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