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민경이 방송에서 처음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동생을 언급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모두의 강연 가치 들어요’(이하 가치 들어요)에서는 ‘삶의 이유: 사는게 재미 없는 당신에게’를 주제로 ‘국가대표 국악인’ 박애리와 ‘소통 전문가’ 김창옥 강사가 함께 했다.
이날 박애리는 과거 공연을 마치고 전화를 받았는데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열심히 살아왔던 이유는 내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 어머니가 내 삶의 이유였다. ‘이제 나는 무엇을 위해 소리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엄마를 만나러 갔는데 엄마가 주무시는 것 같았다. 3일 동안 사람이 자지 않아도 먹지 않아도 사는구나라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 눈을 감는 순간 다 사라질 것 같아서 입관식날 엄마를 만났는데 그냥 보내드릴 수 없었다. 엄마 볼에 내 볼을 대는 순간 ‘그래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후회 없이 살아왔으니까 내가 엄마랑 같이 가주자라고 생각했다. ‘혼자 가기 너무 외롭고 무서우면 나도 데리고가’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박애리는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돌아올 수가 없더라. 뭘 잘하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래서 언제라도 다 내려두고 엄마를 따라갈까라는 생각만 하고 지냈다. 친구가 화를 내면서 너가 그러는 거 보면 엄마가 퍽이나 좋아하시겠다라며 나무랐다”라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박애리의 얘기를 듣던 김민경은 하염없이 눈물을 보였다. 김민경은 “강연을 들으면서 너무 속이 답답해서 울고 싶어도 ‘울면 안돼. 강해야 돼’라고 다그치며 살았다. 작년에 동생이 하늘 나라로 갔다. 엄마가 지금까지 힘들어 한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나까지 힘들어하면 엄마가 너무 힘들고 그래서 나는 더 말을 못하겠고 내 감정을 누를 수밖에 없다. 방송을 보면 ‘내 딸이 이랬구나’ 하고 또 마음 아파하실까봐 그 걱정부터 먼저 생각난다. 내 인생은 엄마가 없으면 없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도 개그맨 됐을 때도 내 삶의 목표는 엄마였다. 엄마가 누군가에게 자랑할 수 있는 딸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김민경은 “나는 사람들한테 내 얘기를 잘 못한다. 강연을 들으면서 감정이 터졌다. 진짜 목놓아 울고 싶다”며 울었고 같은 아픔을 가진 박애리가 김민경을 안아줬다.
김원희가 엄마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하자 김민경은 “우리 가족에게 생길 거라고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났는데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 의지하면서 버틸 수 있는 거고 엄마가 무너지면 가족 모두가 무너지는 거니까 엄마가 힘들겠지만 엄마가 강하게 버텨줬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kangsj@osen.co.kr
[사진] MBN ‘가치 들어요’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