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로 지하철 못 타" '유퀴즈' 대구 지하철 참사가 남긴 아픔 [어저께TV]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20.11.12 06: 52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그날의 아픈 이야기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재조명 됐다.
지난 1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First In, Last Out(첫 번째로 들어가, 마지막으로 나온다)’ 특집으로 국민의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방관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주 ‘국과수’ 특집에서 박남규 원장이 언급해 많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던 대구 지하철 화재를 직접 진압한 소방관이 등장해 당시의 참혹한 현장 상황을 전하며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화재 진압대 김명배 소방위는 당시 대구 지하철 화재 현장에 가장 먼저 진입한 29년 차 소방관.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날 아침 비번이라 오전에 퇴근해서 동료들과 테니스 치러 갔을 때였다. 비상 연락 문자를 받자마자 개인장비 챙겨서 현장으로 갔다. 동성로 일대는 연기가 온 시내를 다 덮고 동네는 아수라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가장 먼저 들어가게 된 계기를 묻자 "현장 도착하자마자 현장에서는 누구라도 먼저 들어가야 하니까 제가 들어가겠다 해서 대원 한 명과 같이 들어갔다. 그 당시에는 모든 게 깜깜했다. 시신위에 넘어져 탈출을 못해서 계단 양쪽에 시신이 누워있었다. 마지막과 첫 열차에 집중적으로 시신이 많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그 때 당일만 현장에 10여 회를 들락날락 했다. 지하 1층만 가도 잘 못찾는데 지하 3층이니까 말도 못했다. 엔진에 불이 붙어있었고 차량에 진입해서 불을 끄고 외관으로 봤을 때 괜찮은 분들을 밖으로 옮겼다. 아마 모두 사망한 것으로 알고있다. 참혹하다고 판단도 못할 정도로 참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구 지하철 화재 이후 지하철을 안 탄다며 "지하철 역과 가까이 있지만 그 때 상황이 계속 생각나서 못 타겠더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또한 아무리 많은 경험에도 화재 현장은 무서울 것 같다는 질문에 그는 "당연히 무섭다. 하지만 불을 이기는 것은 딱 한 가지 있다. 동료하고 수관이 있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의연하게 답했다. 
정년까지 2년이 남은 김명배 소방위는 "직장생활을 후회없이 열심히 했다. 은퇴 후에는 그냥 조용하게 취미생활 하고 아내와 자식들과 운동하러 다니려고 한다"며 현재 야구 세 팀, 탁구 한 팀, 테니스 한 팀 등 다양한 동호회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소방관이 된 것을 후회한 적은 없냐고 묻자 "적성에 맞고 현장에서 머뭇거려 본 적도 없다. 저 자신을 믿으니까. '혹시나' 라는 생각이 들면 소방관 하지 말아야죠"라며 자신만의 소신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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