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화가 솔비가 안녕하우스를 방문했다.
11일 방송된 MBN '뜨겁게 안녕'에는 가수이자 화가로 활동중인 솔비와 배우 송이우가 출연했다.
이날 하이-바이 박스에는 장미꽃 한 송이와 남성과 어린 아이가 함께 찍힌 사진이 담겨있었다. 위시리스트에는 "낙조가 예쁜 곳에서 물멍하고싶다", "닭발이 먹고싶다"는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사연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화가 권지안으로 활약중인 아트테이너 솔비였다. 함께 동거중인 절친 배우 송이우와 함께 안녕하우스를 찾은 그는 "오늘 친구랑 같이 안녕 하우스에 힐링하러 왔다"고 밝혔다.
솔비는 안녕하우스를 방문한 이유를 묻자 "저에게 있는 어떤 슬픈 아픈 기억들과 이별하고 다시 밝은 기억으로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아빠하고 이별한지가 1년이 넘었다. 마음 속에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을 아직도 떨쳐내지 못한 것 같다. 아빠에 대해 시원하게 다 얘기하고 그리움을 함께 나누면 조금 더 제 마음이 나아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찾았다"며 "(송이우는) 작년에 사연이 공통된게 있어서 그러면서 깊이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더 친해졌다"고 마찬가지로 아버지를 잃은 아픔을 겪었음을 털어놨다.
꽃과 닭발도 아버지와 관련된 물건들이었다. 솔비는 "아빠가 꽃 사업을 오래하셨다. 엄마랑도 꽃가게에서 만났다. 졸업식 이럴때는 꽃 팔고 남은꽃을 항상 집 욕조에 두셨다. 집에 항상 꽃향기가 났던 기억이 난다"며 "닭발은 아버지가 좋아하셨다. 혼자 닭발을 끓이고 계시더라. 아빠생각하면 닭발이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물멍'을 하며 송이우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솔비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아버지가 하늘나라 가시기 전에 임종을 못 봤다. 그게 가장 한으로 남는 것 같다. 그에 대한 죄책감도 계속 남아있고 갑자기 몸이 안좋아지셨다. 당뇨가 있으셨는데 갑자기 안좋아지셔서 계속 병원에 입원하는 상황이 됐고 5월 8일 어버이날때 갑자기 병원에서 전화가 왔다. 아빠가 위독하다고. 가족들 모두 차를 타고 가는데 차가 너무 막히더라. 가는길에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너무 신기한게 5월 5일에 병원에 아빠를 보러 갔다. 근데 코로나19때문에 유리창사이로 아빠를 만났다. 그때 만나고 나서 차를 타고 너무 많이 울었다. 그게 마지막 만남이었고 어버이날도 전화통화를 할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때부터 너무 현실적으로 믿기지도 않았고 얼마나 외로웠을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함께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다시 안녕하우스로 돌아와 함께 식사를 했다. 이때 유진은 "솔비는 언제 왜 그림을 시작했냐"고 물었고, 솔비는 "10년 됐다. 첫 전시는 10년, 그림그린진 12년이다"라며 "그때는 뭣모를때니까. 지금 돌이켜보면 그땐 용기였던것 같다. 슬럼프도 오고 우울증도 심했다. 심리치료를 받다가 치료사 권유로 그림그리게 됐는데 생각보다 그림이 잘 맞았다. 취미로만이 아니라 정말 그림으로 새 인생을 살아보고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초반엔 (그림을) 배우기도 했다. 저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이 했던 말중 하나가 그림을 잘그리려고 하지 말고 마음속에 있는걸 표현하려고 하라더라. 마음을 터놓을데가 많이 없지 않냐. 그 얘기가 지금까지 저에게 큰 가르침이었다. 다른 인생을 하는것에 대해 두려웠고 몰랐다. 미술은 저한테 그걸 알려준 선물같은 재능이었다"고 전했다.
편견으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도 털어놨다. 솔비는 "편견 많았다. '그림 좋다'고 하다가 솔비 그림이라고 하면 그냥 가는경우도 있었다. 저한테 항상 달렸던 댓글중에 그런게 많았다. '너 데생은 할줄 알아?', '사과는 그릴줄 알아?' 이런 댓글 많았다. 그래서 사과를 오브제로 해서 사과 그림을 통해 화답했다. 사과를 A부터 Z까지 알파벳을 만들어서 애플 폰트를 만들었다. 하나의 작품으로 화답한 것"이라고 밝혔다.
은지원은 "얼마만에 화답한거냐"고 물었고, 솔비는 "조금 걸렸지만 제 마음도 많이 정리됐다. 처음에는 나는 잘못한게 없는데 왜 항상 숨어야하나 생각했는데 이걸 예술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재료다. 이젠 웰컴이다. 뭐든 다 재료가 될수 있으니까"라고 말해 감탄을 자아냈다.
또 그는 "작년 5월 8일에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갔다. 아빠를 위해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 가사를 썼는데 어떤 말로도 표현이 안되더라. 그래서 가사 날라고 허밍으로 노래했다. 그런 다음에 작업실에 왔는데 뭘 그려야할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그냥 그 아빠를 위해 만들었던 음악을 그림으로 저만의 암호를 만들어서 캔버스에 담았다. 그때부터 허밍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허밍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기하게 아빠가 돌아가시고 이우 아버님이 12월 24일에 돌아가셨다. 그때 서로 보기만 해도 눈물을 계속 흘리는거다. 눈만 마주치면 울고. 이별을 계속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아빠가 아프실때도. 그래서 이별 인사를 제대로 못했다.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면 난 그 이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 예감을 예측했을때 더 많이 만져드리고 또 얘기했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이후 솔비는 물가에서 그렸던 꽃 그림을 공개했다. 그는 "아빠를 생각하면 꽃밖에 떠오르는게 없다. 그래서 감사하다. 무언가 떠올릴수 있는 오브제를 남겼다는게 감사하고 아빠와 가까이 있진 않고 만질순 없지만 꽃을 통해 또다시 아빠가 어딘가에 존재할거라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렸다"며 "아빠한테 꽃은 좀 더 특별하지 않았을까. 낭만적인 분이 아니셨을까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보니까 아빠의 낭만적인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보고싶었다. 그런데 꽃 그림을 그린 전시를 결국 못 보고 돌아가셨다"고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특히 솔비는 "아빠와 지낸것중에 제일 후회되는건 뭐냐"고 묻자 "제가 임종을 못봤다. 저희 아빠는 유언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준비돼있지 않은 이별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송이우는 "전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다. 한달 두달 이렇게 있으면 간병인도 불편해하니까 제가 있었는데 제가 오히려 더 있어줘야할것 같고 그래서 사실 진짜 후회가 없다. 아빠가 떠난 후에 도화지에 '아빠'를 한 천번 적었다. 계속 적게 되더라. 부르고 싶은데 부를수가 없으니까 글로 쓰게 됐다. 근데 그런 생각이 들었던적 있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그 사람을 더 사랑할수 있는 기회를 주는구나. 현실에 없는 사람을 더 사랑할수 있는 시간을 나한테 준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실 옆에 있는 것보다 지금 아빠를 더 사랑한다"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은지원 역시 재작년에 떠나보낸 아버지를 회상하며 "어릴때만해도 아버지는 항상 무섭고 존재감이 크지 않나. 특히 남자한테는.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만 있는걸 못보겠더라. 우리아빠 이런 사람 아니었는데 현실 부정을 하면서 오히려 병문안도 매일 안갔다. 그 모습이 더 싫었다. 그걸 후회한다. 너처럼 못한걸. 그리고 아버지 전화번호를 못지우겠더라. 이 번호가 이미 다른사람으로 바뀌어 있다. 근데 이걸 못 지우고 아빠 목소리 들으려면 음성메시지 남기신게 있어서 들으면 들을수 있을것같다. 근데 못듣겠다"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솔비는 "저는 아빠의 축 처진 어깨만 너무 기억난다. 마지막에 연세 드시고 나중에는 저한테 용돈을 받아 쓰셨는데 그것도 나중에는 미안하셨는지 나이 먹은게 마치 죄인처럼 항상 어깨가 쳐져있었다. 우리 잘 키워주신것도 고마운데 그 과거는 다 잊고 항상 현실만 바라보는게 미안했다"고 속상해했고, 유진은 "미안할 필요 없다. 솔비가 아빠한테 미안해할필요는 없는게 자식이 주는 행복이 너무 크기때문에 아빠는 딸의 존재만으로도 나는 항상 행복한 상황일수 있는 것"이라고 위로했다.
그는 "너무 잘 키웠기때문에 내리사랑이라는 말이 아이를 낳아보면 경험하게 된다. 아이를 낳고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 엄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때 안거다. 내가 자식을 낳고. 그때라도 엄마한테 잘하면 되지가 아니라 깨달았다. 나는 엄마가 날 사랑한만큼 엄마를 사랑할수 없다. 부모의 사랑을 자식이 이길수 없다. 죽어도"라며 눈물을 쏟았다.
이후 하이바이룸을 찾은 솔비는 아버지를 향한 편지를 썼다. 편지를 쓰던 중 끝내 눈물을 터트린 그는 "아빠가 다 보고있을것같다. 너무 많이 울었지. 근데 그동안 좀 많이 참았어"라고 말했다. 이어 솔비는 편지를 남겨둔 채 하이바이룸을 떠나며 진정한 이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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