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다리는 롯데편이었나?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팀 간 12차전이 도중 내린 폭우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면서 챔피언스필스 일대에 많은 비를 쏟아부었다. 3-1로 KIA가 앞선 가운데 4회초 중단했고 경기는 속행되지 않았다.
이미 경기전 훈련 도중 한 차례 폭우가 내려 KIA 구단은 급하게 방수포를 깔아 그라운드가 젖는 것을 막았다. 다행히 비가 짧은 시간안에 그치면서 경기를 정상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종다리가 만들어낸 비구름이 빠르게 북상하고 있어 경기 도중 많은 비를 예고했다.
롯데는 1회 공격에서 선제점을 뽑았다. 리드오프 황성빈이 사구로 출루하자 2번타자 윤동희가 좌전안타로 뒤를 받쳤다. 발이 빠른 황성빈이 좌익수의 느슨한 수비를 틈타 3루까지 진출해 무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손호영이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레이예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먼저 1득점을 올렸다. 황성빈의 센스 있는 주루 덕택에 얻은 선취점이었다.
2회까지 롯데 선발 김진욱에게 눌리던 KIA는 3회 역전에 성공했다. 1사후 김태군이 사구로 출루하자 박찬호가 중전안타를 날려 1,2루 기회를 잡았다. 최원준이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김도영이 좌전적시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여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소크라테스가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날려 3-1로 역전했다.
4회초 첫 타자 고승민 타석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관중들은 일제히 우산을 폈다. 2사2루 황성빈 타석에서 빗줄기가 굵어졌다.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심판진은 중단조치를 내렸다. 저녁 7시46분이었다. 검은 하늘은 낙뢰를 동반한 가운데 폭우로 돌변했고 그라운드는 금새 물바다를 이루었다.
비가 그치더라도 그라운드 정비가 무의미할 정도로 많은양이었다. 심판진은 경기 속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8시27분에 노게임을 선언했다. KIA 선발 황동하 3⅔이닝 4피안타 3사사구 1실점, 롯데 선발 김진욱 3이닝 4피안타 1사구 3실점 기록도 모두 삭제됐다. 레이에스의 선제타점, 김도영의 동점타점, 소크라테스의 역전 2타점도 빗물에 씻겨내려갔다. 취소된 경기는 9월12일 예비일에 열릴 예정이다.
3승7패1무의 롯데징크스에 시달린 KIA는 이날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경기전 이범호 감독은 "6월과 7월 롯데를 만난 상황과 달라졌다. 그때보다 전력도 어느 정도 안정되어 있다. 분명히 다를 것이다"며 각오를 다졌다. 황동하가 잘 버텼고 타선이 역전에 성공했으나 종다리의 견제구로 다음 경기에서 승리를 노리게 됐다. 반면 롯데는 초반이지만 역전을 당한 경기가 사라졌으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