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실낱같던 가을야구 희망이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 중요한 시점에서 3연패를 당하며 5위와 격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를 6-11로 패했다.
에이스 찰리 반즈를 내세우고도 완패한 경기라서 충격 두 배였다. 기록된 실책은 2개인데 기록되지 않은 실책까지 이어지면서 수비로 자멸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한 반즈는 4이닝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6실점(4자책)으로 올 시즌 개인 최다 실점을 허용했다. 시즌 5패(8승)째.
타선도 SSG(14개)보다 더 많은 17안타를 폭발했지만 6득점에 만족하며 응집력 부재를 드러냈다. 잔루만 11개를 남겼다.
전날(7일) SSG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투수 김원중의 블론세이브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채 연장 12회 1-1 무승부에 만족했던 롯데는 최근 3연패를 당했다. 시즌 성적 57승66패4무(승률 .463)가 된 롯데는 5위 KT(64승65패2무 승률 .496)와 격차가 4경기로 벌어졌다. 남은 17경기에서 뒤집기 어려운 큰 격차다.
반면 SSG는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6이닝 2실점 호투와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시즌 16호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4타점 활약에 힘입어 롯데를 제압했다. 최근 2연승을 거둔 SSG는 61승67패2무(승률 .477)로 5위 KT에 2.5경기 차이로 따라붙으며 가을야구 희망을 살렸다.
수비 실책에 무너진 반즈, 5회도 못 버텼다
1회초 시작부터 SSG 1번 타자 추신수에게 초구를 공략당해 우월 2루타를 맞은 반즈는 오태곤의 유격수 땅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최정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2회초에는 1사 후 고명준에게 2루 내야 안타, 박지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2루 위기를 초래했다. 이후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 나왔다. 김성현을 3루 땅볼로 유도하며 5-4-3 병살타로 이닝 종료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3루수 손호영이 공을 뒤로 빠뜨리는 포구 실책을 범했다. 바운드가 크게 튀지 않긴 했지만 처리 못할 타구는 아니었다. 실책이 나온 사이 2루 주자 고명준이 3루를 지나 홈에 들어왔다.
계속된 1사 2,3루에선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있었다. 추신수의 투수 쪽 땅볼 타구를 잡으려던 반즈가 3루 주자를 의식한 나머지 시선이 3루 쪽으로 향한 바람에 공을 잡지 못했다. 백업을 들어온 2루수 고승민이 타구를 잡고 1루 송구를 연결하며 타자 주자를 잡았지만 3루 주자가 홈인하며 추가 실점을 내줬다.
3회초에도 최정에게 좌측 펜스를 때리는 3루타를 맞았는데 수비가 아쉬웟다. 좌익수 전준우의 펜스 플레이가 주춤한 사이 최정이 3루까지 내달렸다. 2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무사 3루를 맞은 반즈는 에레디아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또 1점을 내줬다.
결국 4회초가 반즈의 마지막 이닝이었다. 2사 1루에서 오태곤에게 중월 투런포를 맞고 완전히 무너졌다. 오태곤은 반즈의 2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중앙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5m, 시즌 6호 홈런.
반즈는 5회초 시작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기며 4이닝 76구로 조기 강판됐다. 반즈가 5회를 채우지 못한 건 지난 5월26일 대구 삼성전(1⅔이닝) 이후 11경기 만이다. 당시에는 왼쪽 내전근 통증으로 인한 부상 교체였다.
16안타 치고도 5득점에 그친 롯데, SSG PS 불씨 살렸다
SSG는 반즈가 내려간 뒤에도 롯데 불펜을 공략했다. 6회초 롯데 우완 진승현 상대로 2사 후 최정이 볼넷으로 걸언아간 뒤 에레데이가 좌측 2루타를 치고 나가며 2,3루 찬스를 연결했다. 여기서 이지영이 바뀐 투수 한현희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스코어를 8-0으로 벌렸다. 8회초에는 에레디아가 김강현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에레디아의 시즌 16호 홈런.
화끈한 타선 지원 속에 SSG 선발 엘리아스도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했다. 6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봉쇄하며 시즌 5승(7패)째를 따냈다. 평균자책점도 4.50에서 4.41로 낮췄다.
롯데 타선에도 기회는 계속 있었다. 3회말을 제외하고 6회까지 매 이닝 주자 나갔지만 결정타가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1회말 1사 2루에선 손호영이 파울플라이, 빅터 레이예스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4회말 1사 1,3루에선 신윤후가 초구 공략을 했지만 좌익수 뜬공 아웃. 5회말에도 2사 1,2루에서 손호영이 초구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6회말 레이예스와 전준우의 연속 안타에 이어 나승엽의 희생플라이와 대타 정훈의 중전 적시타로 2점을 더했다. 정훈은 스리볼에게 4구째 한가운데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적시타로 연결했다.
8회 1점, 9회 2점을 냈지만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진 못했다. 나승엽이 4타수 4안타 2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른 가운데 고승민과 전준우가 3안타씩, 윤동희와 레이예스가 2안타씩 쳤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17안타를 치고도 6득점으로 끝났다. 잔루만 11개.
SSG는 최정이 3타수 3안타 1타점 1볼넷 4출루 활약을 했고, 에레디아가 4타수 3안타 4타점을 올렸다. 하재훈과 박지환도 나란히 4타수 2안타 멀티히트.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추신수는 고향 부산에서 마지막 경기를 6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