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무승→벌써 2승’ 38세 노장의 공, 왜 치기 힘든가 “투심에 포심에…타자들 혼란”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07 05: 40

지난 4년 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투수가 벌써 2승을 거뒀다. 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두산 베테랑 좌완 장원준(38)은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7번째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지난달 23일 감격의 130승 이후 13일을 쉰 장원준. 시즌 두 번째 등판을 맞아 또 한 번 관록투를 선보였다. 최고 구속(138km)이 첫 등판에 비해 2km 감소했지만 안정된 제구와 노련한 위기관리능력을 앞세워 한화 타선을 1실점 봉쇄했다. 

5회말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두산 선발 장원준이 미소를 짓고 있다. 2023.06.06  /cej@osen.co.kr

아울러 이날도 왕조 시절 파트너였던 양의지와 함께 신무기인 투심패스트볼을 기반으로 한 볼배합을 펼치며 위기의 두산 선발진을 구해냈다. 장원준은 이날 부진으로 말소된 최원준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다.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1회초 두산 선발 장원준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3.06.06  /cej@osen.co.kr
장원준은 경기 후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기쁘게 생각한다. 주말에 우리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져서 조금이나마 길게 던지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 선발진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팀에 보탬이 돼 만족스럽다”라고 시즌 2승 소감을 남겼다. 
확실히 첫 등판보다는 부담이 덜했다. 꿈의 130승을 달성했기에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장원준은 “첫 경기에서는 130승 욕심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내 야구인생이 걸린 경기였다”라며 “그걸 달성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미련이 없다. 그러다 보니 마운드에서 조금 더 즐길 수 있고, 부담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2017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장원준은 2018년 3승 7패 2홀드 평균자책점 9.92를 시작으로 원인 모를 부진에 시달렸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67경기에 나섰는데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은퇴 위기에 몰렸다. 그랬던 그가 천신만고 끝 현역을 연장한 뒤 올 시즌 2경기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두산 선발 장원준이 경기 전 포수 양의지와 연습 피칭을 하고 있다. 2023.06.06  /cej@osen.co.kr
장원준과 함께 호흡을 맞춘 양의지는 “(장)원준이 형은 섞어서 던진다. 투심을 던지다가 포심을 던지니 타자들이 헷갈리는 거 같다”라며 “투심도 약간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거기에 슬라이더, 체인지업도 있으니 더 그렇다. 그러다가 포심패스트볼도 한 번씩 던진다. 구종이 많으니까 로케이션이 수월하다”라고 분석했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장원준은 다시 휴식을 갖다가 대체선발이 필요할 때 이승엽 감독의 부름을 받을 전망이다. 두산은 현재 딜런 파일, 곽빈, 최원준 등 선발 3명이 이탈한 상태라 예상보다 빠른 콜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장원준은 “승수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지금 상황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라며 “우리 팀 선발투수들이 지금 좋지 않은 상황이다.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목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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