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5.04' 부진에도 류중일 선택 받았다, AG행 마음 졸인 정우영 "민폐 끼치지 않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6.10 06: 30

지난 9일 발표된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최종 엔트리 24명 중 사이드암 투수는 정우영(24·LG)이 유일하다. 같은 LG 소속 신인 사이드암 박명근(19)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지만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의 선택은 정우영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사실 정우영이랑 박명근, 둘 중 한 명을 뽑아야 되는 상황이었다. 조계현 위원장 등 전력강화위원들과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정우영은 경험이 있는 선수다. 국제대회에 나갔을 때는 변화구보다 150km 이상 강력하게 던질 수 있는 정우영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정우영은 대표팀에 어울리지 않는다. 29경기(25이닝)에서 홀드 10개를 거뒀지만 4패를 당하며 평균자책점 5.04로 고전했다. 지난 2019년 데뷔하자마자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4년간 고속 성장을 거듭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LG 감독 때부터 정우영을 오래 지켜본 류중일 감독이 그의 경험과 구위를 믿고 택했다. 

LG 정우영. 2023.06.04 /sunday@osen.co.kr

WBC 국가대표 정우영. 2023.03.03 / dreamer@osen.co.kr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정우영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이어 아시안게임까지 뽑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밖에 없다. 기분이 좋다”며 “(최종 발탁 전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70%는 못 간다고 생각했다. 여러 좋은 선수들이 있었다. 지금까지 해놓은 것은 제가 제일 좋을 수 있어도 올해 성적이 부족했다. 끝까지 긴장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쟁자였던 후배 박명근에겐 “형이 먼저 가면 안 되냐. 넌 올스타전 가고, 이번에는 양보해주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정우영은 “명근이가 뽑혀도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성적이다. 기술위원회에서 경험과 강속구 메리트로 저를 뽑아주셨다. 그만큼 이제 잘해야 한다. 대회까지 앞으로 남은 기간을 보고 저를 뽑아주신 것도 있다. 앞으로 3달 사이에 제가 늘 해왔던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부진으로 마음이 심란했지만 코칭스태프의 도움으로 극복했다. 정우영은 “한 시즌 동안 굴곡이 없을 순 없지만 올해는 유독 길었다. 내려놓고 싶기도 하고, 마음을 다잡기 힘들 때가 있었지만 목표를 잃지 않고 버텼다. 염경엽 감독님부터 투수코치님들이 많은 조언으로 도와주셨고, 다시 목표 의식을 가질 수 있게 해주셨다”며 고마워했다. 
LG 정우영. 2023.04.19 /cej@osen.co.kr
LG 정우영. 2023.05.19 / soul1014@osen.co.kr
염경엽 감독은 시즌 전부터 “투심 하나만으로 계속 할 순 없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실패를 해야 더 발전하고 성공할 수 있다”며 정우영으로 하여금 도전 정신을 갖게 했다. 정우영은 “이전에도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시도를 잘 안 했다. 감독님께서 맞아도 되니 부담 없이 커브를 던지라고 하셔서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상대 타자들이 커브도 생각하는 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 좋을 때 매일 얘기를 해서 (염경엽) 감독님과 많이 가까워졌다”며 웃은 정우영은 아시안게임에서 전임 LG 사령탑이었던 류중일, 류지현 감독과 재회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류지현 전 감독이 작전코치로 합류했다. LG에서 함께했었던 최일언 투수코치, 김동수 배터리코치, 김현욱 불펜/컨디셔닝코치도 포함됐다. 
정우영은 “류중일 감독님뿐만 아니라 류지현 감독님, 최일언, 김동수, 김현욱 코치님과도 다 같이 해봤다. 제겐 낯설지 않고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명단을 보니 중간투수가 많이 없더라. 아무래도 경기를 많이 나가게 될 것 같은데 민폐 끼치지 않고 잘 던지고 싶다”고 다짐했다.
LG 정우영. 2023.06.06 /sunday@osen.co.kr
LG 시절 류중일 감독과 정우영.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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