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후계자’→‘제2의 고우석’…유격수로 입단해 150km 파이어볼러로 꽃핀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6.15 06: 40

 LG 백승현(28)이 투수 전향 3년 만에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이정표를 세웠다.
오지환(33)의 뒤를 이을 유격수 유망주에서 투수로 전향, 150km 강속구를 뿌리는 불펜 투수로서 성공기를 시작하고 있다. 백승현은 팀 후배 고우석(25)을 닮고 싶다고 했다.
백승현은 1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9회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했다. 9회 마무리 임무로 등판한 함덕주가 볼넷과 실책 등으로 만루 위기에 몰리자, 염경엽 감독은 백승현으로 교체했다.

LG 투수 백승현. / OSEN DB

만루에서 상대 중심타자 4번 강민호를 상대했다. 안타 한 방이면 역전이 되는 부담백배인 상황에서 백승현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강민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한 숨을 돌린 백승현은 2사 만루에서 거포 김동엽을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팀 승리와 함께 백승현은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타자 시절 백승현의 타격 모습. / OSEN DB
2015년 드래프트 2차 3라운드(전체 30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은 백승현은 입단하자마자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쳤다. 군필 선수로 2017년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오지환의 뒤를 이을 유격수로 평가받았지만, 백승현에게 1군 기회를 많지 않았다.
2017년~2019년 세 시즌 동안 28경기 출장에 그쳤다. 2019시즌을 마치고 호주프로야구에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참가한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2020년 1월 호주프로야구 경기 도중 투수로 등판했는데, 154km 강속구를 던진 것이다.
질롱코리아를 다녀온 후 2020시즌 유격수로 1~2군을 오가며 출장했는데, 백승현은 전반기 도중 결심을 하게 된다. 투수로 전향. 
백승현은 “질롱코리아를 갔다 오고 전반기 야수로 뛰면서 벽을 느꼈다.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타격과 수비 모두 그랬다. 야수로는 2군에만 있을 것 같았다. 야구를 1군에서 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투수 전향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질롱코리아에서 투수로 던진 경험과 결과가 새로운 도전을 하게끔 했다. 백승현은 타자로 2020시즌까지 통산 타율 2할1푼3리(89타수 19안타) OPS .547을 기록했다.
타자 시절 백승현의 모습. / OSEN DB
2021년 6월 5일 KIA전에서 백승현의 투수 1군 데뷔전. 153km 강속구를 던졌다. / OSEN DB
2020시즌 후반기는 투수로서 기본적인 것들을 훈련하며 2군 경기에도 출장하지 않았다. 2021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투수로 등판하며 경험을 쌓았다. 2021년 6월 5일 광주 KIA전에서 투수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최고 구속 153km 직구를 뿌렸고, 평균 151km 구속을 선보였다.
2021시즌 1군에서 투수로 16경기에 등판해 1홀드 평균자책점 2.16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22시즌 1군에서 12경기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했다.
백승현은 “투수 전향에 후회는 없다”며 “(LG 불펜이 강해서) 어떻게 살아남지 라는 걱정을 조금 했는데,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거니까 어떻게든 ‘한번 살아 남아보자’ 생각으로 악착같이 버티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가을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백승현을 불펜 유망 자원으로 꼽았다. 스프링캠프에서 롱릴리프 자원으로 키웠고, 시즌 초반 불펜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그러나 4월 10일 어깨 부상으로 이탈해 지난 4일 1군에 다시 복귀했다. 약 2달 공백이 있었다.   
백승현은 "아쉬웠지만 다음에는 절대 아프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 때 아팠지만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승현은 롤모델을 삼는 선수가 있냐는 질문에 "우리 팀의 우석이를 좀 많이...우석이는 어렸을 때부터 중요한 상황에서 많이 등판해 경험이 많고, 우리 팀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지기에 항상 옆에 붙어 다니면서 많이 물어보고 있다"며 "운동하는 거라든지, 몸관리를 배우고 싶고 많이 따라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LG 투수 백승현이 14일 삼성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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