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세 2루수 후계자 드디어 찾은 건가…박경수 글러브 꼈더니 4안타 쾅 “기가 너무 좋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6.21 11: 00

드디어 KT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39)의 후계자를 찾은 것일까.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이호연(28)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이호연은 지난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10차전에 6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친정에 비수를 제대로 꽂았다. 팀의 5-2 역전승을 뒷받침한 값진 활약이었다. 
18일 수원 삼성전 데뷔 첫 4안타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0-0이던 2회 선두로 등장해 롯데 선발 댄 스트레일리 상대 우전안타를 쳤고, 4회 삼진에 이어 0-2로 뒤진 6회 무사 1, 2루서 번트 모션을 취하다가 한현희의 초구를 공략해 추격의 1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후 3-2로 근소하게 앞선 8회 다시 선두로 나서 볼넷과 황재균의 안타로 3루를 밟은 뒤 폭투를 틈 타 달아나는 득점까지 책임졌다. 

KT 이호연 / KT 위즈 제공

경기 후 만난 이호연은 “사실 친정팀을 만나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그냥 준비한 대로 똑같이 했다”라며 “6회에는 번트를 대려고 했는데 페이크 사인이 났고, 감독님께서 이런 상황에서 자신감을 갖고 세게 치라고 말씀해주신 게 떠올랐다. 자신 있게 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KT 이호연 / OSEN DB
이호연은 광주일고-성균관대를 나와 2018 신인드래프트서 롯데 2차 6라운드 53순위 지명을 받은 좌타 내야수다. 이후 육군 현역 입대하며 병역 의무를 이행했고, 프로 5년차인 지난해 88경기 타율 2할4푼4리 2홈런 16타점으로 마침내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올해 경쟁에서 밀려 2군을 전전한 이호연은 지난달 19일 심재민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전격 이적했다. 퓨처스리그 18경기 타율 4할3푼3리 3홈런 17타점 활약에도 롯데 1군의 벽이 높았지만 KT가 그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롯데에 먼저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5월만 해도 10경기 타율 1할7푼2리로 새 둥지 적응에 애를 먹은 이호연은 6월이 되자 완전히 다른 선수로 바뀌었다. 16일 끝내기안타, 18일 데뷔 첫 4안타를 비롯해 6월 타율 3할7푼 6타점 6득점으로 KT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장타가 많이 나오는 부분이 고무적이다. 원래 타격을 좋게 봤는데 팀에 잘 적응하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KT 이호연 / OSEN DB
이호연은 “확실히 트레이드가 전환점이 된 것 같다. 트레이드로 왔으니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적 후 계속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동료들의 도움 속 새 둥지 적응도 빠르게 완료했다. 이호연은 “팀에 장준원, 김민혁, 배정대 등 또래들이 많다. 밥 먹으러 갈 때 항상 같이 간다. 팀에 1995년생이 많아서 재미있게 하고 있다. 형들도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준다”라고 말했다.
KT는 올해 39세가 된 박경수의 뒤를 이을 주전 2루수를 찾고 있다. 이호연이 그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그는 박경수와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호연은 “18일 경기서 (박)경수 선배 글러브를 끼고 나갔더니 4안타를 쳤다. 선배님의 기가 너무 좋다”라고 신기해하며 “선배님이 수비하는 걸 많이 보면서 느낀다. 궁금한 거 있으면 항상 물어본다”라고 선배를 향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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