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PL 직행' 김지수, 영국 출국...현지에서 '메디컬+개인 합의' 마무리 예정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6.21 11: 44

만 18세의 나이로 K리그2에서 프리미어리그(PL) 직행. 2004년생 중앙 수비수 김지수(성남)가 한국 축구 역사를 쓴다.
김지수는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버지, 에이전트와 함께 영국으로 떠난다. 그는 오후 12시 15분에 출발하는 런던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할 예정이다.
김지수가 합류할 팀은 바로 PL 브렌트포드다. 브렌트포드는 2020-2021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위를 차지한 뒤 승격 플레이오프를 거쳐 1부 무대로 올라온 팀이다. 지난 2022-2023시즌에도 리그 9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진] 성남FC 제공.

이제 김지수는 런던 현지에서 메디컬 테스트 및 개인 합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성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김지수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은 없다. 수순대로라면 영국에서 메디컬 테스트와 개인 합의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수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그대로 브렌트포드에 합류해 다음 달부터 프리시즌 일정을 치를 전망이다.
성남 관계자는 "김지수가 성남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갔다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김지수 본인도 시간이 촉박하다 보니 팬들과 만나지 못해 속상해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지수는 192cm의 큰 신장과 어린 나이답지 않은 안정감으로 이전부터 주목받았다. 2004년생 12월생인 김지수는 지난해 성남과 구단 최초로 준프로 계약을 맺으며 프로 무대를 밟았다. 그는 성남 15세 이하(U-15) 유소년 클럽과 풍생고(성남 U-18)를 거쳐 성장했고, 곧바로 K리그를 누비며 두각을 드러냈다.
당시 김지수는 K리그 최연소 선수였지만, 맹활약을 펼치며 K리그 올스타로 선발돼 토트넘 홋스퍼와 맞대결에 출전하기도 했다. 그의 깜짝 활약에 놀란 팬들은 그에게 '제2의 김민재'라는 수식어를 붙였고, 당시 올스타팀 감독을 맡았던 김상식 전 전북 감독 역시 그의 자신감을 칭찬하며 김민재가 떠오른다고 극찬했다.
김지수는 이미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는 지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며 김은중호의 4강 신화에 큰 공을 세웠다. 김지수는 한국이 치른 7경기에 모두 출전해 전 세계 기대주들을 상대로도 단단한 수비를 자랑했다.
사실 브렌트포드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구단들도 김지수를 눈독 들였다. 지난 1월에는 '독일 챔피언' 뮌헨이 성남 측에 영입 의사가 담긴 공식 레터를 보내기도 했다. 다만 진지한 협상 단계까지 진전되지는 못했고, 결국 최후의 승자는 브렌트포드가 됐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 성남FC 제공.
브렌트포드와 김지수, 성남 구단 모두 한마음 한뜻이었기에 빠르게 이뤄질 수 있었다. 브렌트포드는 김지수를 품기 위해 바이아웃 70만 달러(약 9억 원)에 셀온 조항을 포함해 제시했다. 그 덕분에 성남은 김지수가 추후 다른 팀으로 이적할 시 발생하는 이적료 일부를 받게 된다.
김지수 측도 파울루 벤투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추천서를 받는 등 이적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PL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 구단과 이기형 감독도 기꺼이 협조했다. 당연히 성남 측도 김지수를 쉽게 떠나보내고 싶진 않았지만, 그의 도전 의지를 존중하기로 했다. 앞서 이기형 감독은 "먼 미래를 본다면 이런 기회가 왔을 때 한번 도전해 보고 성장하는 게 지수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 발전에도 좋은 일이다. 구단에서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적극적으로 밀어주려고 한다"라며 "지수를 (보내주는) 방향으로 많이 바뀌었다"라고 밝혔다.
행운까지 따랐다. 영국 축구협회가 취업 제한 규정을 완화하면서 가장 큰 걸림돌이던 워크 퍼밋 문제도 해결됐다. 김지수는 A매치 출전과 대륙 클럽대항전 출전 경험이 없기에 워크 퍼밋 발급이 어려웠다. 그렇기에 추천서를 받는 등 노력했지만, 규정이 바뀌면서 PL 팀들은 워크 퍼밋이 없는 해외 선수를 4명까지 보유할 수 있게 됐다. 김지수로서는 순식간에 제일 중요한 변수가 해결된 셈.
이제 김지수는 15번째 프리미어리거가 될 준비를 마쳤다. 그는 머지 않아 한국 선수 최초로 PL 무대를 누비는 중앙 수비수, 최초의 10대 프리미어리거가 될 전망이다. K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PL로 직행하는 사례도 김지수가 처음이다. 
김지수는 우선 브렌트포드 B팀 소속으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브렌트포드는 다른 PL 팀들과 달리 유스 팀 대신 B팀을 꾸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김지수도 B팀에서 성장하며 기회를 엿볼 가능성이 크다.
한편 브렌트포드의 개막전 상대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이다. 만약 김지수가 곧바로 1군에 진입해 경기 출전 명단에 포함된다면 '대선배' 손흥민과 적으로 만나게 된다. 둘은 지난해 토트넘 방한 시 각각 K리그 올스타팀과 토트넘 소속으로 한 차례 맞대결을 치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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