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마지막 PS 선발투수, 이름 바꾸고 돌아왔다…어머니가 지어준 '박성웅' 새출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7.16 18: 20

한화의 마지막 포스트시즌 경기는 지난 2018년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다. 당시 한화 선발투수는 신인 좌완 박주홍(24)이었다. 1~2이닝 정도 던지는 바람잡이 선발로 예상됐지만 넥센(현 키움) 상대로 4회 1사까지 안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깜짝 호투를 펼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는 한화가 패하면서 시리즈가 1승3패로 끝났지만 한용덕 당시 한화 감독은 “좋은 선수 하나 발견했다”고 기대했다. 
광주제일고 출신으로 지난 2018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한화에 상위 지명된 박주홍은 부드러운 투구폼과 메커니즘을 인정받았다. 2018년 좌완 불펜으로 가능성을 보여줬고, 2019년에는 선발로 시작했지만 기대만큼 크지 못했다. 호주프로야구 질롱 코리아를 다녀온 2020년에도 뚜렷한 성장이 없었다.
결국 2021년 7월 시즌 중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며 잠시 팀을 떠났다. 고향 광주 동구청에서 근무하다 지난 4월 소집 해제됐다. 5월에는 이름도 박성웅으로 바꿨다. 소리 성(聲), 영웅 웅(雄) 자로 ‘영웅의 소리를 내라’는 의미를 담았다. 

한화 박성웅. /OSEN DB

한화 박성웅. /OSEN DB

서산 잔류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박성웅은 “어머니께서 야구를 잘하면 좋겠다는 뜻에서 직접 지어주신 이름이다. 어머니가 (성명학) 공부를 하셨다. 한두 달 정도 고민했지만 새로운 이름으로 시작하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결정했다”고 밝혔다. 
소집 해제로 팀에 복귀한 뒤 한동안 어깨가 좋지 않아 한 달 정도 재활을 한 박성웅은 잔류군 연습경기에 나서며 실전 투구에 들어갔다. 그는 “아직까지 완벽하진 않은데 던지면서 감을 잡아가고 있다”며 “사회복무기간에 야구가 너무 그리웠다. 어떻게 하면 야구를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2018년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한화 선발투수로 나선 박성웅.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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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돌아보면 너무 잘하려고만 했지, 야구를 즐기지 못했다. 조금 더 즐기면서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려 한다. 타자를 상대할 때 도망가지 않고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 안에 넣는 것이 제 장점이다. 신인 때는 멋모르고 던졌는데 1년, 1년 지날수록 욕심이 나고 더 잘하려고 하다 보니 안 될 때 크게 좌절하고 상처받았다”고 떠올렸다. 
잠시 야구를 떠나 있으면서 생각을 바꿨고, 몸도 꾸준히 만들었다. 2020년 시즌 전 무려 18kg을 빼며 독하게 다이어트를 했던 박성웅은 고강도 웨이트로 근육량도 늘렸다. 그는 “힘이 좋아졌는데 그걸 공 던지는 데 적용하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대 전과 비교해 한화 마운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몰라보게 좋아졌다. 1군 엔트리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좌완 불펜이 다소 부족해 박성웅에게도 돌아갈 기회가 있다. 박성웅은 “워낙 좋은 투수들이 많다. 경기를 잘 챙겨보면서 우리 투수들에게 배울 것을 배우고 좋은 점을 따라해보려 한다”며 “올해는 완벽하게 몸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지만 최대한 빨리 1군에 올라가 팀에 도움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 입대 전보다 성숙하고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팬분들께서도 지켜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화 박성웅.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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