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장인' 이기제의 FK 자부심..."왼발 코스는 내 것, 가위바위보라도 하겠다"[서울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7.27 16: 51

 '수원 삼성의 캡틴' 이기제(32)가 왼발 프리킥만은 결코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선언했다.
22명의 K리그 올스타로 꾸려진 팀 K리그는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를 앞두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팀 K리그 선수단 숙소인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데이지홀에서 미디어 자율인터뷰를 진행했다.
'수원의 캡틴' 이기제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올스타 22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팀 K리그에 선발돼 영광"이라고 밝힌 이기제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이기제.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기제는 작년에도 K리그를 대표해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했다. 토트넘에 이어 아틀레티코까지 만나게 된 심정은 어떨까. 그는 "아무래도 한국에는 토트넘이 더 알려져 있고, 손흥민도 있다. 그래서 그때가 더 재밌었던 것 같다"라면서도 "이번에도 아틀레티코라는 명문팀이 와서 기쁘다. 수비 조직이 워낙 뛰어난 팀이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가대표 수비수인 이기제는 다음 시즌에도 올스타에 뽑힐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 특별히 만나고 싶은 팀이 있을까. 그는 "내년에도 당연히 뽑힐 것 같지는 않다"라고 웃으면서도 "맨체스터 시티와 만나보고 싶다. 이번에 한국에 오는데 경기하지 못해서 아쉽다. 개인적으로 패스 축구를 좋아해서 많이 챙겨본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를 경험하고 많이 배우고 싶다"라고 답했다.
수원에서 올스타로 선정된 선수는 이기제가 유일하다. 그는 "올 시즌엔 혼자 와서 외롭고, 어색하다. 여기 와서 말을 많이 안 하고 있었다. 밥 먹을 때나 같이 앉아서 얘기했다. 1박 2일 일정이라 많이 친해질 기회는 없었던 것 같다"라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이승우(수원FC)와 나눈 이야기를 공개했다. 이기제는 "이승우가 먼저 말을 걸어 줬다. 돌아오는 수원 더비 이야기도 했다. 서로 우리가 이기겠다는 얘기를 했다. 승우가 요새 우리 분위기가 좋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가장 기대하고 있는 선수는 역시 앙투안 그리즈만이었다. 이기제는 "그리즈만 선수가 기대된다. 유니폼 교환에는 욕심이 없다"라며 "주앙 펠릭스 선수도 기대된다. 경기를 보니까 어리고 가진 재능이 많더라. 드리블이 좋아서 수비에서 잘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라고 다짐했다.
이기제는 프리킥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만약 왼발 코스라면 내가 찬다고 말하겠다. 안 되면 가위바위보라도 하겠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염두에 둔 세레머니도 있었다. 이기제는 "세레머니를 따로 준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런데 피파온라인 세레머니를 하면 좋다고 하더라. 그중에 하나를 할 것 같다. 뭘 하자고는 따로 얘기 안 했다"라면서도 "빅맨 세레머니를 봐뒀다. 작년 올스타전에서도 빅맨 세레머니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기제는 빅맨 세레머니를 당한 경험도 있다. 그는 지난해 홈에서 대구 조진우의 빅맨 세레머니를 적으로 지켜본 적 있다. 당시 기분을 묻자 "조금 얄밉긴 하더라. 그래도 당시 생각이 나서 빅맨 세레머니를 봐둔 건 아니다"라며 웃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올스타 선정은 큰 영광이자 좋은 기회지만, 일부 수원 팬들에게는 걱정거리기도 하다. 혹여나 팀 핵심 선수이자 주장인 이기제가 친선 경기 때문에 체력에 부침을 겪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다.
하지만 이기제는 "내 장점 중 하나가 체력이다. 2021년부터 쭉 많이 뛰었다. 그냥 재밌게 잘 즐기고 가겠다. 수원FC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90분을 뛰고 돌아가는 게 아니니까 체력 안배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수원 팬들을 안심시켰다.
수원은 지난주 강원을 2-1로 제압하면서 드디어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울산과 강원을 연달아 격파하고 올 시즌 처음으로 연승을 달리면서 분위기도 많이 올라왔다.
김병수 감독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최근 라커룸에서 사랑을 강조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기제는 "항상 축구하면 경쟁, 희생 같은 단어가 많이 따라온다. 그런데 감독님은 서로 마음이 맞아야 축구가 잘된다는 의미로 사랑을 말씀하셨다. 경기 끝나고 나서도 ‘사랑합니다’라고 하시더라. 선수들 모두 빵터졌다. 그날 처음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훈련도 이기제와 찰떡이다. 그는 "감독님이 강원에 계실 때 조지훈, 신세계 형처럼 수원에서 강원으로 간 선수들이 많았다. 다들 '기제야 너가 여기 오면 재밌을 것 같다'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감독님과 꼭 함께해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오셨다. 기대가 컸는데 내 스타일과 잘 맞아서 재밌게 하고 있다. 패스를 강조하는 부분이나 훈련이 재밌다"라며 미소 지었다.
끝으로 이기제는 "빨리 강등권을 탈출해서 안정권에 접어드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올 시즌 안 다치고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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