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목 맞고, 무릎 맞고’ 멍투성이에도 39세 포수는 웃었다 “정말 좋은 투수가 왔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8.01 12: 00

30일 잠실구장에서 두산-LG전이 끝난 후, 덕아웃에 짐을 챙기던 LG 베테랑 포수 허도환(39)은 취재진이 다가가 인터뷰를 청하자, "아니 부담되게 왜 이렇게 많이들 오느냐"라고 웃으며 말했다.  
허도환은 이날 7번 포수로 선발 출장해 키움에서 트레이드로 이적한 투수 최원태의 LG 데뷔전을 이끌었다. 타석에서는 두 차례 아찔한 몸에 맞는 볼과 2루타 1개를 기록했다. 이날 주전포수 박동원은 완전 휴식일이라 허도환은 두 차례 타박상을 당하고도 경기 끝까지 뛰었다. 
허도환은 취재진에게 팔목과 무릎 쪽에 맞은 부위를 보여주며 멍든 자국을 보여줬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서 두산 선발 브랜든의 직구(148km)에 오른 팔목에 맞았다. 충격에 잠시 앉았다가 일어섰다. 이후 2사 2루에서 홍창기의 적시타로 득점까지 기록했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1회말 LG 포수 허도환이 수비를 준비하며 미소짓고 있다. 2023.07.30 / dreamer@osen.co.kr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무사 선두타자로 나선 LG 허도환이 두산 선발 브랜든의 공에 몸을 맞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2023.07.30 / dreamer@osen.co.kr
3회 또 맞았다. 2사 1,3루에서 브랜든의 직구(145km)에 무릎 근처에 맞고 고통스런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맞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꺾이듯이 넘어졌다. 충격이 커 보였다. 3루 주자였던 오스틴은 허도환의 사구 장면을 본 후 두 팔로 머리를 감싸며 고통을 대신 느끼는 듯 했다.
트레이너가 달려 나와 허도환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고통이 조금 사라진 후 일어선 허도환은 1루로 걸어가며, 미안하다는 브랜든에게 괜찮다는 손짓을 했다. 이후 2사 만루에서 박해민의 적시타 때 허도환은 3루까지 뛰었고, 포수 양의지의 3루 송구 실책으로 다시 홈으로 뛰어 득점을 올렸다.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3회초 2사 1, 3루 상황 LG 허도환이 두산 선발 브랜든의 공에 몸을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2023.07.30 / dreamer@osen.co.kr
허도환은 이날 선발 최원태를 비롯해 LG 투수진을 잘 리드해 10-0 승리를 이끌었고, 공격에선 3타수 1안타 2득점 2사구를 기록했다. 
취재진의 관심에 부담된다고 웃은 허도환은 최원태와의 첫 호흡에 대해 "불펜에서 안 좋았는데, 마운드 올라가니까 많이 던져 본 베테랑 답게 잘 던지더라. 마음대로 던져라고 했는데,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모두 좋았다"고 칭찬했다. 
허도환은 기억하지 못했는데, 키움 시절 최원태의 신인 때 딱 1번 함께 경기를 뛴 적이 있었다. 최원태는 "2015년 신인 때 서산에서 (2군 경기) 허도환 선배와 함께 배터리를 이뤄 한 경기 던졌다"고 했다. 
허도환은 "국내 선발 중에서 톱5에 드는 투수 아닌가. 던지라는 대로 잘 던졌다"며 "이 말은 꼭 써달라. 정말 좋은 투수가 왔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LG가 '잠실 라이벌전' 두산 상대로 스윕에 성공했다. LG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10-0으로 크게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주말 3연전을 싹쓸이 승리로 거뒀다. 지난 28일 9-2 승리, 29일 연장 10회 7-6 승리에 이어 완승이었다.경기를 마치고 LG 염경엽 감독과 포수 허도환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7.30 / dreamer@osen.co.kr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