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상징+美국대아이콘’ 메간 라피노 월드컵 충격의 실축 후 은퇴선언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23.08.07 11: 01

미국여자축구의 아이콘 메간 라피노(38)가 은퇴한다.
미국여자축구대표팀은 6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된 ‘FIFA 여자월드컵 2023’ 16강전에서 스웨덴과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서 4-5로 패해 탈락했다.
미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라피노는 연장전 알렉스 모건을 대신해 교체로 투입됐다. 하지만 그는 승부차기서 네 번째 키커로 나와 첫 실축을 하며 미국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베테랑 수비수 켈리 오하라까지 실축하면서 미국의 패배가 확정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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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라피노는 씁쓸한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A매치 202경기 출전에 월드컵 우승 2회에 빛나는 그녀는 대표팀에서 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실축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라피노는 “마지막 경기서 실축을 하다니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 역겨운 농담”이라며 현실을 부정했다.
2006년 미국대표에 선발된 라피노는 미국여자축구의 아이콘이다. 그녀는 무려 네 번이나 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녀는 2019년 골든부트와 골든볼을 동시 수상하며 미국의 월드컵 2연패에 기여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2012년 올림픽 금메달을 딴 그녀는 2019년 발롱도르를 받으며 세계최고선수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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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한 짧은 머리의 라피노는 페미니즘의 상징이었다. 그녀는 대학시절부터 동성애자임을 당당히 밝혔다. WNBA 농구스타 수 버드와 공개연애를 즐기기도 했다. 그녀는 정치적인 이슈에도 큰 목소리를 냈다. 미국남자축구대표팀과 똑같은 대우를 해달라며 미국축구협회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2019년에 라피노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며 월드컵 우승 후 백악관 방문을 거부하기도 했다. 또 경찰관의 과잉진압에 반대해 미국국가가 울릴 때 무릎을 꿇는 제스처를 취했다.
“국가대표로서 국가를 등졌다”며 그녀의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라피노는 운동선수로서 정치적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고 답했다.
현재 미국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라피노의 플레이를 보고 자란 세대다. 수비수 크리스탈 던은 “라피노의 염색한 머리는 아이콘이었다. 나도 그녀를 따라서 파란색으로 염색했었다. 그녀를 그리워할 것”이라며 은퇴를 아쉬워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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