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피셜' 이강인, AG 출전 사실상 확정..."PSG와 계약에 조건 있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8.21 10: 53

황선홍호가 일단 가장 큰 문제를 해결했다.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이 문제 없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은 지난 17일 오전 온라인으로 원격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화상통화 프로그램 줌을 통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6월 A매치 직후 한 달간 휴가를 보낸 뒤 7월 24일 귀국했다. 그러나 일주일 만인 8월 1일 다시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이제 곧바로 웨일스로 넘어가 다가오는 9월 A매치에서 웨일스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할 예정이다. 

파리 생제르맹 FC(PSG) 이강인 529 2023.08.03 / foto0307@osen.co.kr

황선홍 감독과 이강인.

[사진] 온라인 기자회견 중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 대한축구협회 제공.

현재 클린스만 감독은 많은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아직 승리가 없다는 점을 떠나 그가 지나치게 자리를 비우는 것이 아니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3월 부임 이후 절반 정도를 해외에서 보내며 미국 언론에 자주 출연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클린스만 감독은 직접 온라인 기자회견을 자청, 여러 질문에 답했다. 
뜨거운 화두인 이강인 이야기도 나왔다. 2001년생인 그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명단에 포함됐지만, 아직 차출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은 구단 입장에서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PSG가 거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대회 연속 금메달 사냥에 도전하는 황선홍호로서는 상상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이강인은 연령별 대표팀뿐만 아니라 성인 대표팀에서도 핵심으로 활약 중인 만큼, 그가 빠진다면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물론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점쳤다. 지난달 그는 "이강인과 PSG가 계약할 때 긍정적인 교감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다만 문서로 확인하지 못했기에 '된다, 안 된다'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나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강인의 출전 의지도 상당히 강하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강인은 아예 계약서에 대회 차출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과 관련해서 PSG와 이야기를 나눴다. PSG 계약서에 아시안게임 차출 시에 구단이 응하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상당히 영리하게 그런 조항을 넣어서 차출에 대한 문제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보다 반가울 수 없는 소식이다. 앞서 황선홍 감독은 이강인와 A대표팀 문제 등을 언급하며 플랜 C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강인의 공백을 메우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가장 큰 변수였던 이강인의 합류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황선홍호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사진] 고민하는 황선홍 감독 /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다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바로 A대표팀과 일정 조율이다. 9월에는 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9월 A매치까지 열린다. 일반적으로는 A대표팀이 병역 특례와 금메달이 걸려 있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양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이를 거부한다면 황선홍 감독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열린다. 대회 기간에 비해 경기 수가 많은 축구는 공식 개막식보다 먼저 일정을 소화한다. E조에 속한 한국은 19일 진화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이후 같은 장소에서 21일 태국, 24일 바레인을 차례로 상대한다.
황선홍호는 대회를 일주일 정도 앞둔 내달 13일~15일 사이에 개최지 중국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만약 이강인이 영국에서 9월 A매치(8일 웨일스전, 13일 사우디전)를 치르고 중국으로 바로 건너간다면, 그가 정상 컨디션으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단 하루 이틀뿐이다.
9월 국내 소집훈련이 이강인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할지라도 갑자기 합류한 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긴 쉽지 않다. 황선홍 감독이 출국 직전 이강인을 포함한 '완전체'로 담금질에 나서길 원하는 이유다.
이강인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 첫 승리가 급한 탓인지 그는 9월 A매치가 끝난 뒤에야 이강인을 보내주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강인은 중국 현지에서 황선홍호에 합류하게 된다.
이강인 차출 이야기가 나오자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게임의 중요성도 잘 이해하고 있다"라면서도 "A매치 때 우리도 (이강인을) 활용해야 한다. 대표팀 경기를 먼저 치르고, 24세 이하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고 답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단호했다. 그는 "혹시나 겹치는 선수가 있다면 A대표팀 경기를 먼저 치른 뒤 그다음에 아시안게임에 합류하는 방향을 생각 중이다. 선수들이 A매치를 소화하는 게 무엇보다도 좋은 활약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수준 높은 경기를 치르고 24세 이하 팀에 가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로라면 이강인은 클린스만호에서 2경기를 치른 뒤 곧장 황선홍호로 넘어가 새로 적응해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조기 합류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에도 "일정이 겹치지 않는다. 이강인이 A매치에 차출되더라도 이후 경기를 뛰지 못하진 않는다. 상당히 다행이다. 이강인이 A매치 경기를 소화한 뒤 24세 대표팀에 합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워낙 능력 있고, 성격이 좋은 선수이기에 팀에 빠르게 합류해서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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