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예수' 완전 부활 징조...체인지업 실마리 풀다, 29년 만에 우승 길잡이 된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8.25 05: 50

반짝 좋은 밸런스일까. 부진의 돌파구를 찾은 것일까. 
LG 외국인 투수 켈리가 올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피칭으로 승리를 따냈다. 켈리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24번째 등판에서 처음으로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첫 번째 0실점 경기를 선보였다. 
1회 위기를 잘 넘긴 것이 컸다. 1회 롯데 톱타자 안권수에게 좌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3루수 문보경이 백핸드로 잡으려다 글러브에 스치고 외야로 빠졌다. 

LG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시즌 KBO리그 롯데와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경기종료 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LG 켈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8.24 / soul1014@osen.co.kr

이어 2번타자 김민석. 3구째 기습 번트 자세로 번트를 시도했는데 헛스윙이 됐다. 2루주자 안권수는 번트를 시도하는 순간 3루로 중심을 기울이면서 재빨리 귀루하지 못했다. 포수 박동원의 2루 송구에 태그 아웃됐다.
무사 2루 위기에서 1사 주자 없는 여유있는 상황이 됐다. 켈리는 김민석을 삼진으로 잡고, 2사 후 이정훈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안치홍을 뜬공으로 실점없이 1회를 마쳤다. 
이후 2~3회는 연속 삼자범퇴. 4회는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5~6회 다시 삼자범퇴로 끝냈다. 투구 수 85구에서 교체됐다. 
2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 1회초 LG 선발투수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08.24 / soul1014@osen.co.kr
염경엽 감독은 24일 경기에 앞서 올 시즌 부진한 켈리의 체인지업을 강조했다. 켈리의 체인지업은 피안타율이 3할7푼대로 안 좋다. 주무기 커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상대 타자들이 커브에 대한 적응력이 높아졌다. 
염 감독은 "켈리에게 체인지업에 대해 한 번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안타율이 높다고) 체인지업을 구종에서 빼는 게 아니라 체인지업의 효과를 어떻게 올리는지가 남은 시즌 그리고 포스트시즌까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립을 바꾸거나, 스타일을 바꾸는 것을 연구해 보라고 했다.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가 떨어지면서 다른 구종의 가치도 떨어진다. 체인지업의 구종 가치를 올리는 것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체인지업을 10% 이상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켈리는 이날 85구를 던졌는데 직구 39개, 커브 23개, 커터 15개, 체인지업 8개를 던졌다. (체인지업 비율이 9%, 염 감독의 주문에 가깝게 던졌다)
1회 체인지업을 하나도 던지지 않고, 2회 6번타자 고승민(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 2개를 던져 중견수 뜬공 아웃을 잡았다. 이날 체인지업 8개는 스트라이크 7개(파울 3개, 헛스윙 1개, 스트라이크 1개, 타격 2개), 볼 1개였다. 2타수 무안타(뜬공, 땅볼)로 안타는 하나도 맞지 않았다. 적어도 이날 만큼은 체인지업을 유용하게 활용했고, 제구도 좋았다.
켈리는 경기 후 "체인지업을 자신감있게 원하는 카운트에 던진 것이 주요했다. 공격적으로 타자와 승부한 것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팀이 굉장히 잘하고 있는데, 등판 때마다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켈리는 올 시즌 8승 7패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리그 5위)로 다승왕을 차지한 모습과는 영 다르다.  4월 5경기(35이닝) 평균자책점 5.66으로 크게 부진했고, 5월에 5경기(33이닝) 평균자책점 2.73으로 잠깐 좋았다.
그러나 6월 4점대, 7월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퇴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8월 4경기(22이닝)에서 평균자책점 3.68로 조금씩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가을 야구'에 강했던 켈리가 지금부터라도 예전 모습을 되찾는다면 LG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길이 밝을 것이다. 
24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진행됐다.1회초 LG 선발투수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2023.08.24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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