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에도 결과가 안 나와” 115억이나 투자했는데 후반기 ‘무용지물’, 국민타자 속이 타들어간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9.08 14: 40

115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았지만 후반기 5강 싸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작년 10월 부임과 함께 김재환 살리기 프로젝트를 주도한 두산 이승엽 감독은 “부진이 너무 길어지고 있다”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KIA의 10연승을 저지하고 5강 희망의 불씨를 살린 날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은 라인업에 없었다. 벤치에서 동료들이 KIA 에이스 양현종에게 패전을 안기는 걸 지켜볼 뿐이었다. 그리고 더 냉혹한 건 김재환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승엽 감독은 8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최근 10경기 타율 1할7푼4리의 김재환을 선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감독은 “연습할 때는 좋아지는 모습이 보였는데 계속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양현종이 좌완투수라 제외한 부분도 있다. 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변화를 줬다”라고 설명했다. 

두산 김재환 / OSEN DB

김재환은 2021시즌을 마치고 원소속팀 두산과 4년 총액 115억 원 대형 FA 계약에 골인했다. 그러나 계약 첫해 128경기 타율 2할4푼8리 23홈런 72타점 OPS .800의 부진을 겪으며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4번타자가 침묵을 거듭한 두산은 창단 첫 9위 수모를 겪었다.
두산 김재환 / OSEN DB
이 감독은 작년 10월 지휘봉을 잡자마자 김재환 부활에 사활을 걸었지만 김재환은 작년보다 못한 역대급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내고 있다. 107경기에 나서 타율 2할1푼9리 9홈런 41타점 OPS .672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 중인 상황이다. 한때 홈런왕 출신의 장타율이 .339에 머물러 있으며, 후반기 들어서는 30경기 타율 1할6푼3리 2홈런 12타점의 극심한 부진 속 사실상 타선의 ‘무용지물’이 됐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또한 0.66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이승엽 감독을 비롯해 김한수, 고토 고지, 김주찬 등 타격의 달인들이 모여 있는데 4번타자는 왜 깨어나지 않는 것일까. 이 감독은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항상 (김)재환이가 원래 모습을 되찾길 기다리는데 시간이 길어진다”라며 “팀도 답답하지만 본인도 답답할 것이다. 여러 노력을 하고 많은 방법을 쓰고 있지만 그게 아직까지 결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지금도 타격코치와 경기 전, 후에 연습을 계속 한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두산 김재환 / OSEN DB
김재환을 향한 기대치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6월까지만 해도 시즌 타율이 2할6푼6리로 준수한 편이었지만 7월 월간 타율 1할7푼6리, 8월 1할5푼5리에 이어 9월 3경기서도 1할1푼1리로 슬럼프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주전 도약 후 가장 낮은 타율과 적은 홈런으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최근 경기에서는 김재환이 빠진 라인업으로 더 활발한 공격을 펼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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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김재환을 향한 사령탑의 기대는 꺾이지 않았다. 막바지 5위 싸움을 비롯해 포스트시즌으로 향할 경우 경험이 풍부하고 한방이 있는 김재환이 존재감을 발휘할 것이란 믿음이 있다. 전반기를 되돌아보면 김재환이 터지는 경기서 보다 수월한 승리가 찾아왔다.
이 감독은 “김재환은 타격코치와 매일 연습을 한다. 아마 우리 팀에서 연습을 가장 많이 하는 선수일 것”이라며 “나 또한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지만 일일이 봐주지는 않는다. 타격코치가 있기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면 안 된다. 그럼에도 김재환이 빨리 본래의 기량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라고 다시 한 번 115억 거포의 부활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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