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월이…’ 잠실 아이돌 아빠 된다, 아들 출산 D-DAY “책임감 막중, 야구 오래오래 해야겠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9.13 11: 25

14년 전 혜성처럼 등장해 잠실 아이돌로 인기를 얻었던 정수빈(33·두산)이 세월이 흘러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 분유 버프를 받는 가을영웅의 2023년 가을은 어떤 모습일까. 
정수빈은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시즌 16차전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1사구 3득점 활약으로 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6위 두산은 3연승을 질주하며 같은 시간 인천에서 KT에 패한 5위 SSG를 2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정수빈은 1회부터 우전안타를 친 뒤 2루 도루에 이어 양의지의 좌전안타 때 선제 득점을 올렸다. 2회 무사 무사 1, 2루에서는 희생번트로 김재호의 1타점 적시타를 뒷받침했고, 4회 무사 2, 3루서 사구를 얻어내며 일찌감치 멀티 출루를 달성했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6회말 1사 3루 한화 김규연의 폭투 때 3루 주자 정수빈이 홈으로 내달려 득점을 올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3.09.12 /ksl0919@osen.co.kr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6회말 1사 두산 정수빈이 3루타를 날리고 있다. 2023.09.12 /ksl0919@osen.co.kr

정수빈의 활약은 계속됐다. 6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시즌 8번째 3루타를 기록한 뒤 폭투를 틈 타 다시 홈을 밟았고, 8회 2사 후 2루타를 때려내며 8월 5일 잠실 KT전 이후 약 한 달 만에 한 경기 3안타를 완성했다. 정수빈은 김재호의 좌전안타 때 쐐기 득점까지 올렸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1회초 1사 1, 2루 두산 양의지의 선취 1타점 적시타 때 2루 주자 정수빈이 홈으로 슬라이딩해 득점을 올리고 있다. 2023.09.12 /ksl0919@osen.co.kr
정수빈은 경기 후 “지난주 컨디션이 많이 안 좋아서 활약을 못했는데 월요일 하루 푹 쉬고 컨디션이 괜찮아졌다. 다행히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면서 경기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왔다. 초반 흐름을 잘 잡은 덕분에 오늘 경기가 잘 풀렸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이클링히트에 홈런이 빠진 그야말로 맹타를 휘둘렀다. 빠른 발을 앞세워 2루타와 3루타를 연이어 신고했고, 도루, 희생번트, 사구 등까지 더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정수빈의 시즌 성적은 112경기 타율 2할8푼5리 2홈런 29타점 59득점 28도루로, 마침내 56억 원 FA 계약에 걸맞은 폼을 되찾았다. 신민재(LG), 박찬호(KIA)에 이은 도루 3위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6회말 1사 3루 한화 김규연의 폭투 때 3루 주자 정수빈이 홈으로 내달려 득점을 올리고 있다. 2023.09.12 /ksl0919@osen.co.kr
정수빈은 “항상 시즌 중반에 컨디션이 많이 안 올라왔는데 올해만큼은 많이 집중해서 초반부터 감을 잘 유지했다”라며 “사실 지난 주만 해도 감이 좋지 않았다. 가을에 잘했지만 올해 9월 초는 생각보다 날씨가 더워서 내 몸이 가을이라고 생각을 안 했나보다. 그래도 오늘 컨디션을 되찾아 다행이다. 9월에 좋았던 기억이 많은데 5강 싸움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녹슬지 않은 주력의 비결에 대해서는 “난 유니폼이 더려워져야 야구를 한 것 같다”라고 웃으며 “아직까지 주력이 크게 느려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리 상태가 나쁘지 않는 한 지금처럼 뛸 것 같다. 은퇴할 때까지 지금처럼 뛰는 게 목표다”라고 답했다.
지난 2021년 12월 웨딩마치를 울린 정수빈은 13일 아들 출산을 앞두고 있다. 2009년 프로에 입단해 잠실 아이돌로 큰 사랑을 받았던 그가 세월이 흘러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것이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6회말 1사 두산 정수빈이 3루타를 날린 뒤 3루에 세이프되고 있다. 2023.09.12 /ksl0919@osen.co.kr
정수빈은 “드디어 그날이 왔는데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되고 책임감도 생긴다. 아이가 태어나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며 “내일(13일) 경기장에 오긴 올 건데 아이가 태어나는 시점에 따라 경기 출전 시기가 달라질 것 같다. 아내와 아이가 건강한 상태만 확인이 되면 바로 야구하러 오겠다”라고 전했다.
가을에 강해 ‘정가영(정수빈은 가을 영웅)’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정수빈은 공교롭게도 가을의 시작과 함께 아이를 얻게 됐다. 가을 영웅이 분유 버프를 받으면 얼마나 더 강해질까. 
정수빈은 “막상 아이가 태어난다고 하니 책임감이 생긴다. 야구를 더 잘해서 오래오래 해야겠다”라며 “13일부터 5위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팀인 SSG를 만난다. 13일과 14일 모두 이겨서 순위를 바꿀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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