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180분 풀타임' 설영우의 진한 아쉬움 "내 강점을 못 살려서...55점 줄래요"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09.16 09: 21

국가대표 수비수 설영우(25, 울산 현대)가 기다리던 첫 승에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설영우는 이번 9월 A매치 2연전에서 모두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웨일스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끝까지 경기장을 누볐고, 13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도 오른쪽 수비를 홀로 책임지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대표팀 일정을 마친 설영우는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김영권, 정승현(이상 울산), 문선민(전북) 등 국내파 선수들과 함께 입국장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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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설영우는 곧바로 황선홍호에 합류한다. 그는 와일드카드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기 때문. 그는 A매치가 끝나자마자 파주 NFC로 이동해 하루를 보낸 뒤 16일 오전 중국으로 다시 출국할 예정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엄청난 강행군이지만, 설영우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었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성심성의껏 팬서비스를 펼쳤다.
설영우는 인터뷰 요청도 흔쾌히 승낙했다. 그는 A매치 소감을 묻자 "이번 9월 A매치까지 포함해 대표팀에서 세 경기를 뛰었다. 아직 승리가 없어서 나도 너무 이기고 싶었다. 마지막 경기에 좋은 결과를 얻고 한국으로 올 수 있어서 기분 좋게 왔다"라고 답했다.
이제 대표팀에는 설영우의 존재가 점점 당연해지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고, 6월에 열린 엘살바도르전에 선발로 나서며 기다리던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이번에는 두 경기 모두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제대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설영우는 이제 주전 수비수가 되어가는 것 같다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스스로 느끼기에는 전혀 그럴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안)현범이 형이나 다른 형들이 많이 계셨지만, 내가 먼저 기회를 받은 것뿐이다. 감독님도 아직 고민이 많으실 것 같다"라며 "이제 바로 아시안게임에 나간다. 소속팀에서도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 다음 소집에 또 올 수 있다. 몸 관리를 잘해서 아시안게임은 물론이고 리그에서도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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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영우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어떤 주문을 받았을까. 그는 "감독님께서도 내가 K리그 경기 뛰는 모습을 많이 모니터링하면서 많이 생각하신 것 같다. 내가 울산에서는 공격적으로 많이 플레이한다. 그러다 보니까 대표팀에선 상대 팀에 나보다 훨씬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그걸 우려하셨던 것 같다. 공격보다는 수비를 먼저 중점적으로 하라고 많이 하셨다"라고 설명했다.
설영우는 본인 활약에 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100점 만점에 55점 정도 줄 수 있다. 스스로는 너무 만족스럽지 못했다. 평소에는 하지 않는 사소한 실수들이 많았다. 나도 모르게 긴장하면서 몸이 많이 경직된 것 같다. 또 이런 경험이 많이 없다 보니까 부담이 많았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가장 아쉬운 점으로는 공격적인 부분을 뽑았다. 설영우는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공격에서 많다. 그런데 너무 수비 쪽에만 집중을 하다 보니까 공격적인 모습을 하나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라며 클린스만 감독과 얘기를 나눠봐야겠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울산 현대 설영우 056 2023.06.10 / foto0307@osen.co.kr
이제 설영우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그는 "A매치 다음에 아시안게임 일정이 원래 잡혀 있었다. 그전에는 A매치가 우선이었지만, 무사히 잘 마쳤다. 이제는 아시안게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하는 게 목표가 됐다"라며 "사실 다른 선수들보다 발을 많이 못 맞춰서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다 알던 후배들과 선배들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며칠 안 되지만, 몸 관리 잘하겠다. 시차를 맞추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거기에 중점을 두고 빨리 적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설영우는 한동안 못 보게 될 울산 팬들에게도 한마디를 전했다. 그는 "축구적으로는 나를 많이 안 그리워하실 것 같다. 왜냐면 팀에서 나보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준비하고 있다"라며 웃은 뒤 "울산 현대라는 이름을 대표해 나랑 (엄)원상이가 대회에 나간다. 그 이름에 걸맞게 잘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다시 돌아오겠다. 그런 뒤 남아있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일정도 잘 소화해서 올해에도 우승할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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