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선수로 한 경기 8골, 감독으로는 9골...황선홍은 '평정심'을 강조했다 [오!쎈 진화]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09.20 07: 08

9골 차 대승에 기쁨 대신 경계심을 드러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19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중국 진화의 진화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 1차전 경기를 펼쳐 9-0 대승을 거뒀다.
전반 3분 만에 정우영의 선제골로 앞서 나간 한국은 정우영의 해트트릭, 조영욱의 멀티 골, 백승호, 엄원상, 박재용, 안재준의 골로 9-0 완벽한 승리를 챙겼다.

19일 오후 중국 진화 스타디움에서 '제19회 항저우아시아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 쿠웨이트와 대한민국의 예선 첫 경기,  한국이 9-0 대승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후반 추가시간 한국 황선홍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2023.09.19 / dreamer@osen.co.kr

경기 종료 후 황선홍 감독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온 황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오히려 신중해 보였다. 
황 감독은 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소감을 묻자 "선수들이 준비한대로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갖되 다 잊으라고 하고 싶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 더 많은 각오가 필요하다"라며 아직 긴 여정이 남았다고 전했다.
황 감독은 "대승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반드시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큰 점수 차로 이기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자칫 독이 될 수 있다. 이번 첫 경기는 빨리 잊어버리고 싶다. 전술적으로 준비한대로 수행한 선수들은 칭찬하고 싶다. 결과는 잊고 다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끝이 아니다. 황선홍 감독은 "더 어려운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독이 될 수 있다" 등의 대답을 하면서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유는 황선홍 감독이 이러한 '들뜬 기분'에 직접 당해봤기 때문이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로 활약했던 시절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그는 한국이 네팔을 11-0으로 제압할 당시 8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 경기는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골 차 경기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 대회 황선홍은 웃지 못했다. 첫 경기에서만 무려 8골을 퍼부으며 잔뜩 기세를 올렸지만, '노메달'에 그쳤다.
황 감독은 경기 전 18일부터 계속해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인내를 가지면 승리할 것", "얼마나 잘 대비하고 평정심을 유지하느냐가 중요"라는 말과 함께 차분한 스탠스를 강조했다.
이러한 황 감독의 경험은 선수들에게도 잘 전달된 모양이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조영욱은 "선수들도 똑같이 생각한다. 라커룸에서 나오며 다들 똑같은 말을 많이 했다. 한 경기 치렀다. 남은 한 경기 한 경기 맞이하며 오늘 같이 좋은 경기 할 생각"이라고 같은 의미를 전했다.
첫 경기부터 9골 차 대승을 거둔 황선홍 감독의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오는 21일 태국, 24일 바레인과 맞대결을 펼친다.
과연 '감독' 황선홍호가 '평정심'을 유지한 채 이번 여정을 '금빛'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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