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빛난' 황인범 UCL 데뷔전 승리 불발시킨 맨시티, 챔스 27G '홈무패' 행진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3.09.20 14: 00

황인범(26, 츠르베나 즈베즈다)이 '꿈의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즈베즈다는 예상과 다르게 선제골을 넣었지만 역전패하고 말았다. 상대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는 홈 무패를 1경기 더 늘렸다.
즈베즈다는 20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다.
1승의 맨시티는 조 1위, 1패의 즈베즈다는 3위로 시작했다.

황인범은 즈베즈다의 5-3-2 포메이션에서 중원 한 자리를 맡아 8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진 못했지만 선제골 기점 역할과 전진 패스, 탈압박 능력을 뽐냈다.
맨시티가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전반 13분 로드리가 아크 정면에서 수비 견제를 뚫고 회심의 슈팅을 날렸다. 수비의 태클에 넘어지지 않고 기어코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3분 뒤 알바레스의 왼발 슈팅도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풀어가던 맨시티가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전반 24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 홀란이 날아올라 헤더 슈팅을 때렸다. 이는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맨시티는 계속해서 즈베즈다 골문을 노렸다. 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아케가 공에 머리를 정확히 갖다댔다. 그러나 이번에도 선방에 막혔다.
놀랍게도 선제골은 즈베즈다에서 나왔다. 전반 44분 역습 찬스를 제대로 살렸다. 중원에서 바운드된 볼을 황인범이 오른발로 툭 건드려 맨시티 진영으로 공을 보냈다. 이는 즈베즈다 동료 한 명을 거쳐 문전으로 빠르게 달려 들어가는 부카리에게 연결됐다. 부카리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교묘하게 피하고 슈팅을 날려 득점에 성공했다. 비디오판독을 거쳐 부카리의 골이 인정됐다.
전반전은 즈베즈다가 1-0으로 앞선 채 끝났다. 
맨시티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동점골을 작렬했다. 아크 정면에 있던 홀란은 오른쪽에 있던 알바레스를 보고 공을 툭 건넸다. 순식간에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은 알바레스는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즈베즈다의 골망을 갈랐다. 공을 받기 위해 달려들어가는 알바레스를 보고 황인범이 힘껏 따라갔지만 그를 수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 15분 맨시티가 경기를 뒤집었다. 상대 반칙으로 얻어낸 왼쪽 박스 바로 밖 프리킥 키커로 ‘동점골 주인공’ 알바레스가 나서 기가 막힌 궤적으로 가는 슈팅으로 ‘멀티골’을 알리는 득점에 성공했다.
맨시티는 쐐기골을 작렬했다. 후반 27분 로드리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개인기로 상대 선수들의 혼을 쏙 빼놓은 뒤 오른발 낮고 빠른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즈베즈다는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지만, 만회골을 넣기엔 맨시티가 워낙 강했다.
경기는 맨시티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맨시티는 2018년 9월 리옹에 1-2로 패한 이후 챔피언스리그 홈 27경기(25승 2무)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회에서 세 번째로 긴 기록이다.
또 이날 맨시티는 37개의 슈팅을 성공시켰는데, 이는 2016년 3월 레알 마드리드와 로마(역시 37개) 경기 이후 나온 챔피언스리그 경기 한정 한 팀에서 가장 많이 나온 슈팅 개수다. 
[사진] 바라크 바하르 감독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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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즈베즈다의 바라크 바하르 감독은 “나는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노력했고, 싸웠다. 하지만 후반 초반에 골을 내줬다”며 “맨시티에게 더 많은 골을 허용할 수 있었지만 골키퍼 글레이저가 우리를 구했다. 후반 초반 실점한 뒤 우리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어려웠다. 리그에서 이런 페이스로 플레이한 적 없기 때문이다. 맨시티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우리는 정말, 정말로 좋은 경기를 펼쳤지만 골을 더 많이 넣지 못했다. 그래도 우리는 꾸준했고, 결국 경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힌편 이날 경기는 황인범에게 의미가 컸다. 
그는 이번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갈등이 있었던 올림피아코스(그리스)를 나와 즈베즈다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즈베즈다는 지난 시즌 세르비아 프로축구 우승을 차지해 이번 UCL 출전 기회를 얻었다. 황인범이 즈베즈다로 이적을 고려한 이유 중 하나다. 
황인범은 UEFA 유로파리그(UEL)와 유로파콘퍼런스리그(UECL)는 경험해 봤지만 UCL은 이날이 데뷔전이었다. 승리와 연이 닿진 않았지만 출중한 개인 기량은 숨겨지지 않았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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