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에 커리어하이 ‘대반전’…투혼의 DH 2홀드, 우승 가까워진 방출 이적생 “NC에서 나온 내 소신 입증될 것”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9.28 09: 40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에 투혼의 역투를 펼친 결과 정규시즌 우승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방출 이적생’ 김진성(38·LG)은 “NC에서 나온 내 소신이 입증될 것”이라며 우승을 확정짓는 그날을 꿈꿨다. 
김진성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더블헤더 2경기에 모두 구원 등판해 2홀드를 챙기며 데뷔 첫 한 시즌 20홀드 고지를 밟았다. 
1차전은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 1사 1, 2루 위기 상황에서 호출을 받았다. 염경엽 감독의 투수교체는 적중했다. 김진성은 첫 타자 황재균을 3루수 파울플라이 처리하며 한숨을 돌린 뒤 앤서니 알포드를 7구 끝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임무를 완수한 김진성은 4-0으로 앞선 9회 유영찬에게 기분 좋게 바통을 넘겼다. 

LG 김진성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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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은 2차전 또한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3-0으로 앞선 8회 신인 박명근이 자초한 1사 만루서 마운드에 올라 또 한 번 위기를 수습한 것. 1차전에서 삼진 잡았던 알포드를 다시 한 번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낸 뒤 장성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이번에도 9회 유영찬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만난 김진성은 “무조건 막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다. (박)동원이의 좋은 리드 덕분에 투구가 다 맞아떨어졌다. 볼배합도 너무 좋았다”라며 “2차전에서는 (박)명근이가 제발 막길 바랐는데 내가 올라가게 됐고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다. 그 동안 후배들도 내 실점을 많이 막아줬기 때문에 더 집중해서 열심히 던졌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LG 김진성 / OSEN DB
김진성은 38세라는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에 커리어하이를 쓰고 있다. 올 시즌 무려 74경기(63⅔이닝)에 등판해 4승 1패 3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26의 투혼을 발휘하며 LG의 정규시즌 1위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김진성은 선수들이 가장 큰 체력적 부담을 느낀다는 9월에도 1승 3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0.79의 역투를 펼치는 중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김진성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노력을 계속 하면 안 되는 것 같아도 되고 있는 것이다. 젊은 선수들은 잠깐 안 된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노력은 재능이다. 노력을 열심히 하면 지금은 아닐지라도 분명 된다. 내가 밑바닥까지 떨어지면서 얻은 노하우다. 젊은 선수들이 안 된다고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후배들에게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나보다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후배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내가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잘난 척은 아니다. ‘최고참도 저렇게 하는데 난 겨우 이 정도 하나’라고 후배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난 최고참 이전에 야구선수이고 운동선수다. 운동선수 선배면 운동으로서 솔선수범을 해야 하고 본보기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LG 김진성 / OSEN DB
김진성의 하루 홀드 2개를 등에 업은 LG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과 함께 29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6까지 줄였다.
방출 이적생 신분으로 LG에 입단해 작년 12월 LG와 2년 총액 7억 원에 FA 계약한 김진성 입장에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20년 NC 창단 첫 우승멤버인 김진성은 2021년 충격의 방출 이후 9개 구단 연락처를 수소문해 입단 테스트를 자청했고, LG에서 극적으로 현역을 연장했다. 
김진성은 “올해 어떻게 하다 보니 내 성적이 좋게 나왔다. 정규시즌 우승을 한다면 NC에서 방출되고 나왔을 때 입증하려고 했던 내 소신이 입증될 것 같다. 물론 아직 우승을 안 했지만 하게 되면 뜻 깊을 것”이라며 “2년 전만 해도 많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내 소신대로 잘 가고 있다. 우승하는 날 울 것 같기도 하다. 가슴에 사무친 게 많고, (NC를) 너무 안 좋게 나와서 그렇다”라고 전했다. 
LG 김진성 / OSEN DB
이어 “절박하고 간절했다. LG라는 팀에 와서 좋은 지도자분들을 만난 덕분에 다시 살아나게 된 것 같다. LG에 감사하다. 물론 NC에서 함께했던 선수들, 코치님들, 감독님 모두 감사드리지만 LG에 계신 분들 또한 다 감사하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38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시즌 막바지 투혼을 발휘 중인 김진성에게 끝으로 힘들지 않냐는 질문을 했다. 그는 “우승 하나만 바라보고 하는 것이다. 내년에 내가 어떻게 될지 몰라 불안하지만 우승 하나만 바라보고 있으니 견딜 수 있다. 우승만 하면 다 괜찮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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