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팀 골칫거리→지옥의 알동부 제패 주역…오타니보다 먼저 터트린 샴페인, 트레이드가 인생을 바꿨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9.30 09: 20

후지나미 신타로(29·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보다 먼저 메이저리그 샴페인을 터트릴 거라고 예상한 이가 몇이나 됐을까. 두 달 전 트레이드가 꼴찌팀 골칫거리의 야구 인생을 180도 바꿨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2년 전 110패(52승) 불명예 속에 지구 꼴찌 수모를 겪은 볼티모어는 2014년 이후 9년 만에 통산 10번째 지구 우승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두 번째로 100승(59패) 고지를 밟으며 구단 통산 6번째 100승 시즌까지 이뤄냈다. 

[사진] 후지나미 신타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볼티모어 오리올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일본인 투수 후지나미 또한 이날 샴페인 파티에 참석해 주황색 우승 티셔츠를 입고 지구 제패의 기쁨을 만끽했다. 일본 ‘스포츠호치’에 따르면 후지나미는 “오클랜드에서 볼티모어로 트레이드 이적한 게 큰 행운이었다. 이적하자마자 팀원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잘 도와줬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부터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후지나미는 고교 시절부터 160km 강속구를 던지며 오타니의 라이벌로 불렸던 선수다. 일본 한신 타이거스에서 통산 189경기 57승 54패 평균자책점 3.41을 남긴 후지나미는 2022시즌 종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고, 올해 1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1년 325만 달러에 계약하며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사진] 후지나미 신타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후지나미 신타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후지나미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로 추락한 오클랜드의 애물단지였다. 100마일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빅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34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8.57의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49⅓이닝 동안 볼넷 31개를 내줬고, WHIP도 1.66에 달했다. 일부 미국 언론은 “이런 선수가 어떻게 메이저리그에 왔는가”라고 비아냥댔다. 
지난 7월 20일 동부지구 1위 볼티모어로 전격 트레이드된 후지나미는 이적을 커리어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오리올스맨이 된 뒤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며 승리조로 보직이 승격됐고, 28경기 2승 무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4.88의 반전투를 앞세워 팀의 지구 우승에 힘을 보탰다. 후지나미는 이날 샴페인을 터트릴 자격이 충분히 있었다. 
[사진] 후지나미 신타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후지나미는 “이제 팀이 월드시리즈로 향해 우승반지를 거머쥐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는 데 하나라도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한편 후지나미가 범접할 수 없는 엄청난 커리어를 쌓은 오타니는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이달 초 시즌을 접고 수술을 받았다. 여기에 소속팀 에인절스의 잇따른 부진으로 2018년 메이저리그 입성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결국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오타니의 라이벌이 오타니보다 먼저 샴페인을 터트렸다. 이래서 야구도 인생도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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