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 얼굴이구만' 클린스만호, 새 얼굴 '0'...관찰 부족? 최정예 굳히기?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0.02 17: 04

24명 모두 아는 얼굴들이다. 클린스만호에 '깜짝 발탁'의 주인공은 아무도 없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다가오는 10월 A매치 기간 국내에서 2연전을 치른다.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만난 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베트남과 맞대결을 펼친다.
내년 1월 열리는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비한 친선경기다. 한 수 아래 팀인 베트남과 경기는 아시안컵 무대에서 만나게 될 텐 백 수비를 뚫는 사전 연습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홈으로 동남아 국가를 초청한 건 지난 1992년(대통령배 인도네시아) 이후 31년 만이다.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 페루전을 앞두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공식 훈련을 가졌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2023.06.15 / foto0307@osen.co.kr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6일 오전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오는 28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을 펼쳤다.A대표팀 선수들이 달리기로 몸을 풀고 있다. 2023.03.26 / dreamer@osen.co.kr

튀니지전을 열흘 앞두고 튀니지·베트남을 상대할 소집 명단이 확정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일 오후 '10월 하나은행 초청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친선경기 홈 2연전'에 나설 남자 A대표팀 24인 명단을 발표했다.
기존과 큰 변화는 없었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김민재와 이재성, 황희찬, 조규성, 황인범, 황의조 등 주축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정승현과 김영권, 설영우, 문선민 등 국내파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웨일스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순민도 승선에 성공했다.
물론 자그마한 변화도 있다. 지난 9월 부상으로 함께하지 못했던 이강인이 돌아왔고, 6월 A매치에서 얼굴을 다쳤던 김진수도 복귀했다. 우측 풀백 김태환도 3월 이후 반년 만에 발탁됐다.
[사진] 사우디아라비아전 선발 11명 / 대한축구협회 제공.
[사진] 웨일스전 선발 11명 / 대한축구협회 제공.
새 얼굴은 하나도 없다. 24인 모두 기존에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A매치 경험이 없는 선수는 3순위 골키퍼 김준홍 단 한 명뿐이다. 그는 지난 9월 A매치에 이어 다시 한번 발탁됐지만, 김승규와 조현우가 버티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데뷔 가능성은 0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신예 발굴을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게 아니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간 클린스만 감독의 행보를 고려하면 그럴 만도 하다. 그는 대표팀 부임 후 국내보다 해외에서 보낸 시간이 월등히 많은 데다가 K리그 관찰은 차두리 코치에게 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파 체크보단 해외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K리그 현장보다는 유럽 경기장을 찾아 손흥민과 김민재 등 유럽파 컨디션을 점검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는 지난 9월 A매치를 마치고도 뮌헨으로 이동해 김민재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었지만, 국내 여론을 의식했는지 선수들과 귀국하며 45일 만에 한국 땅을 밟았다. 하지만 그는 주말만 보낸 뒤 닷새 만에 미국으로 떠났다.
이기제.
[사진] 웨일스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순민 / 대한축구협회 제공.
명단만 보더라도 K리그를 제대로 팔로우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법하다. 왼쪽 수비수 이기제는 최근 소속팀 수원 삼성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부진에 빠져 있다. 소속팀의 최하위 추락과 대표팀 차출이 겹치면서 체력 문제까지 불거진 모양새다. 설영우나 강상우의 왼쪽 기용과 K리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우측 수비수 황재원의 발탁을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새로운 6번 미드필더 발굴도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실험보다 안정을 택했다. 이번 명단에서도 박용우를 제외하면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는 없다. 그나마 이순민 정도가 경쟁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그는 왕성한 활동량과 공격 가담에 강점을 지닌 전천후 미드필더에 가깝다. 
물론 클린스만 감독도 할 말은 있다. 대표팀은 이번 10월 A매치를 끝으로 실전에 돌입한다. 11월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예선, 내년 1월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이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연습 기회인 만큼, 신예 발굴 대신 최정예 굳히기와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도 충분히 일리 있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 감독과 코치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국대표팀 클린스만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3.06.22 /ksl0919@osen.co.kr
결국엔 결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부진한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기존 멤버를 고수했다는 지적을 피하려면 달라진 모습으로 비판을 잠재워야 한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6경기 만에 첫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답답했다.
일단 클린스만 감독의 의중은 오는 9일에나 들을 수 있다. 대표팀은 오는 9일 파주 NFC에 소집된다. 클린스만 감독도 같은 날 오전 미디어 간담회를 열어 선수 선발 배경과 이번 평가전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변화를 택하지 않은 그의 머릿속엔 어떤 깊은 뜻이 있을까.
■ 축구국가대표팀 10월 친선경기 소집명단(24명)
GK: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현대), 김준홍(김천상무)
DF: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현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진수(전북현대), 이기제(수원삼성), 김주성(FC서울)
MF: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박용우(알아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KAA헨트), 황인범(FK 츠르베나 즈베즈다), 정우영(VfB 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튼), 이순민(광주FC), 문선민(전북현대)
FW: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황의조(노리치 시티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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